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우울한 세상, 즐거운 마음(하박국3:16-18)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8,567회 작성일 2000-11-06 21:08
★들어가는 말
옛날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수필 중에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글이 있었다. 이 글을 읽노라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서글픈 느낌을 갖게 한다. 이는 슬픔이라는 마음의 안경을 꼈기 때문일 것이다. 병원엘 가면 온통 환자들 천지여서 건강한 사람도 어딘가 아픈 듯한 느낌이 들고, 파란 색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온통 파랗거나 거무죽죽한 우울한 색으로 뒤덮여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지금 세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든다.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경제'가 그렇고, '정치', '교육', '문화' 등등 많은 생활의 환경들이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든 것을 부정적이고 우울한 색깔의 안경을 끼고 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만성적인 짜증과 신경과민에 시달리고 있으며, 또 어떤 사람들은 우울한 것을 애써 잊어보려고 쾌락이나 분주함에 빠지기도 하고, 마음을 돌릴만한 또 다른 관심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 마저 우울한 느낌을 지우지 못한다. 성경말씀을 읽어보아도 참으로 마음이 우울해 진다. 구약 성경에는 온통 힘에 겨운 율법과 금령들, 전쟁, 경고, 징계들 등. 신약에서는 세상을 포기해야만 하는 어렵고 힘든 '제자의 길'과 '십자가의 길' 그리고 '실천해야 하는 수많은 요구'들, '종말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가득 찼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경말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외식적인 신앙으로 마음의 위로를 얻는 것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사람들의 이러한 마음이 오늘의 '대 교회(맘모스 교회)'를 낳지 않았는가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은 성경말씀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씀 속에 나타나 있는 하나님의 뜻을 자세히 살펴 보라.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우울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도록 요구하시거나, 무거운 짐을 지고 살도록 요구하신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아름답게 지으셨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를 바라셨다.
- 창1:4,10,12,18,21,25,31,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렘29:11,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 하는 생각이라"/ 시55:22, "네 짐을 여호와께 맡겨 버리라.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영히 허락지 아니하시리로다"/ 마11:28,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요10:10,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 전5:19, "어떤 사람에게든지 하나님이 재물과 부요를 주사 능히 누리게 하시며 분복을 받아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인생이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하나님 안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를 원하셨다. 다만 사람들이 우울해 하는 원인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을 신뢰하며 의지하여 즐거움을 누렸던 사람들과 믿음을 갖지 못하여 우울함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로 크게 나누고 있다.
그런데, 즐거움을 누리며 살았던 사람들이나, 우울하게 살았던 사람들이나 모두 특별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즉 즐거움과 우울함의 차이는 환경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인생의 평안과 즐거움을 누렸던 사람들의 특징은 어떤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일에 대하여 하나님을 신뢰했으며, 맡겼던 것이다. 반면에 우울한 생애를 살았던 사람들은 자신의 계획을 따라서 스스로의 방법으로 살았던 것이다.
- 사31:1,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가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그들은 말을 의뢰하며 병거의 많음과 마병의 심히 강함을 의지하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자를 앙모치 아니하며 여호와를 구하지 아니하거니와"

어떤 환경 속에서도 즐거움과 평안을 소유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았는가? 그 대표적인 예가 이 시간의 본문 말씀이다.

1. 그러면, 즐거움과 평안을 누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본문 말씀은 읽기만 해도 의미를 환하게 알 수 있다. 먼저 환경적인 조건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자.
국가적으로는 바벨론의 침공의 소문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이것이 더욱 두려운 이유는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16절). 더욱 심한 고통은 생활의 궁핍이었다. 즉 하나님의 자연에 대한 징계와 바벨론을 통한 징계가 그것이다. 열매 맺는 나무들이 열매를 내지 않았으며, 밭작물들은 적군에게 약탈되고 짓밟혀서 수확이 없었다. 양과 소도 바벨론의 약탈에 의하여 폐허가 되고 비었다(17절). 한 마디로 총체적인 재난이었다.
이러한 정도의 상황 같으면 감사할 조건이 어디에 있으며, 즐거움과 평안을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욥」의 상황과 비슷하지 않는가?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자신의 뜻이나 계획에 대하여 차질이 생기고 잘 되지 않기만 해도 마음이 우울해한다. 우리는 전체적인 상황이나 환경이 본문이나 욥의 경우, 다니엘, 사도들이나 초대교회 성도들이 당면했던 것에 비교할 수 없이 좋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성도들에게서 기쁨이나 즐거움이나 평안을 찾기가 더욱 힘드는 것은 웬 일인가?

그런데, 본문에는 이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즐거움과 기쁨이 있다. 그들은 환경적인 조건을 초월하여, 그 환경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았다. 또한 하나님께서 열악한 환경으로부터 능히 자신들을 구원하신다는 것을 믿고 의지했던 것이다. 성도들의 즐거움과 평안이 여기에 있다.
- (앞서 보았던)시55:22, "네 짐을 여호와께 맡겨 버리라.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영히 허락지 아니하시리로다"/ 마11:28,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어떻게 인생의 짐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는가?

1) 모든 환경은 하나님의 허락하심 가운데 일어났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만일 고난의 환경이 자신의 죄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면, 우리의 시련에는 반드시 뜻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요9장의 '날 때부터 소경 된 사람'처럼, 하나님의 영광과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시련이 있음을 믿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 안에서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 고난과 시련과 삶의 우울함까지도 말이다.
- 롬8: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2) 하나님께서 그 짐을 벗기실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 안에서 해결해 주실 것을 믿으라.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듯이 힘들고 긴 시련의 밤이 지나면 밝은 아침이 이를 것이다.

3) 모든 문제를 하나님께 아뢰라. 무엇을 어떻게 말씀드려야 좋을지 모를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할지라도 자신이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솔직하게 말씀드리라.
- (기도 예)시25:16-20, "주여 나는 외롭고 괴롭사오니 내게 돌이키사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내 마음의 근심이 많사오니 나를 곤난에서 끌어내소서. 나의 곤고와 환난을 보시고 내 모든 죄를 사하소서. 내 원수를 보소서 저희가 많고 나를 심히 미워함이니이다. 내 영혼을 지켜 나를 구원하소서 내가 주께 피하오니 수치를 당치 말게 하소서"

4) 하나님께 맡겼으면 해결될 것을 믿으라. 계속해서 걱정하는 것은 하나님께 맡긴 것이 아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가 자식 얻기를 위하여 기도한 후에 근심이 없었던 것을 기억하라. '맡겼다'는 것은 곧 그 일이 내게서 떠나갔음을 의미한다.
- 삼상1:10, "한나가 마음이 괴로와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 18, 가로되, '당신의 여종이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하고,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수색이 없으니라"

5) 하나님을 의지하고 모든 의심을 제거하라. 믿음의 사람 다윗도 환난 중에 하나님을 의지했지만, 솟아오르는 의심을 없앨 수는 없었다. 그런 의심이 스물스물 생겨날 때, 다윗의 기도는 이러했다.
- 시42:5,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그 얼굴의 도우심을 인하여 내가 오히려 찬송하리로다"

의심을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문제에 몰두해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을 찬양하는 것이다. 찬송은 모든 영혼의 질병을 치료하는 명약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움과 평안을 누렸던 사람들

성경에는 모든 환경을 초월하여 즐거움과 평안을 누렸던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들을 다 열거할 수는 없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한나, 선지자들, 욥, 다윗,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들, 사도들, 초대교회 성도들,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
이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위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즉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위협적인 현실에 마음을 두지 않고,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인생이 힘들고 마음이 우울할 때는 위를 향하여 멀리 바라보라. 그곳에는 주님이 계시고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가 있다.

빌리 그래함 목사의 친구 되는 한 사람은 어려서부터 산간지방에서 자라났고 그 지역의 산에 대하여는 아주 잘 아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는 산에 올랐다가 길을 잃었다. 미국의 산은 매우 거대하기 때문에 산에서 길을 잃으면 목숨을 잃기 쉽다고 한다. 그 사람은 당황해졌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하는 중에 마침 다행스럽게도 산 속 오두막집에서 혼자 살고 있는 노인을 만나, 그의 도움으로 살아 나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은 노인이 남겨준 말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젊은이, 산에서 길을 잃으면 보통으로 사람들이 얼른 내려가서 동리나 길을 찾아야겠다고 산밑으로 내려가는데 그것이 죽는 길이라오. 산중에서 길을 잃으면 반대로 위로 올라가야만 사는 것이라오. 위로 올라가서 지금의 위치를 발견하고 어디에 길이 있는지, 어떤 쪽에 마을이 있는지 분명히 방향을 확인하고 내려가야만 사는 것이라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 된 사람들은 언제나 마태복음 6장 33절(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의 원칙을 따라서 살아야 한다. 문제가 생기고 어려움이 닥치고 마음이 우울할 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잊어버리고 세상으로 조급히 내려갈 것이 아니라, 더욱 위를 사모하며 주님께 가까이 가야한다. 모든 인생, 특히 성도의 삶은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위로 올라가야만 사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믿음으로 환경을 극복하고, 즐겁고 평안을 누리는 삶을 이룰 수 있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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