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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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모범(마태복음11:20-27)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9,176회 작성일 2000-11-17 17:45
♥들어가는 말
서부 아프리카에 살고있는 《맛지족》들은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내 머리가 흙 속에 있습니다.' 라고 한다. 그 이유는 그들은 다른 사람의 은혜에 대한 최고의 예의를 표할 때, 자기 머리를 땅에 닿기까지 숙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자기 머리가 흙 속에 들어갈 만큼 감사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감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을 가리켜 '주둥이를 닦는 사람' 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하면, '입을 싹 씻는다' 는 뜻이다. 은혜를 받았으면서도 감사할 줄 모르고, 시치미를 뗀다든지 혹은 모르는 척 하는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사람들은 흔히 감사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의 감사는 다르다. 기쁜 일에나 일이 잘 될 때에도 감사하지만, 때로는 불행 앞에서도 감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기 때문이다. 감사는 하나님의 명령이며 인간의 도리이다.

그러나 이 시대는 확실히 감사하는 것을 잊어가고 있다. 예전에 먹고살기도 힘들 때에는 꽁보리밥을 먹으면서도 감사했고, 하나님께 드릴 것이 없어도 마음만은 풍요로웠다. 60-70년대만 해도 입을 것,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심은 후했고, 이웃을 생각할 줄 아는 여유도 있었다.

지금은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게걸스럽고 욕심은 끝없이 커져만 간다. 서 있을 때는 앉아만 보았으면 하다가, 앉게 되면 누웠으면 하고, 누우면 자고 싶어지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이것이 인간의 간사함이고 만족을 모르는 욕망덩어리가 아니겠는가?
-잠27:20, "음부와 유명은 만족함이 없고, 사람의 눈도 만족함이 없느니라"/ 전5:10,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함이 없고, 풍부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함이 없나니, 이것도 헛되도다"

본문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가장 많이 받은 마을들이 회개하지도 않고 감사할 줄도 모르는 것을 탄식하시는 주님의 모습이 나온다. 이어서 예수님의 특이한 감사 법을 보이신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보이신 감사의 내용을 살펴보면서 본(本)을 삼고자 한다.

1. 감사의 본질

사람들은 일이 잘 되거나 도움을 받았을 때, 또는 마음이 기쁠 때 '감사'를 표현한다. 이러한 '감사'는 세상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를 알고, 또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성도들에게는 일반적인 감사가 아니라, "범사에 감사"하는 초월적인 감사가 나타난다.

본문 25절 이하에는 예수님께서 감사를 표현하시는 특별한 기도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그 기도가 시작되는 앞 부분인 25절에, "그 때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라고, 감사 기도를 드리는 시기가 기록되어 있다. "그 때" 라는 말씀인데, 본문20-24절의 내용을 가리킨다.

예수님께서 공생애 기간 동안 '고라신', '가버나움', '벳세다'와 같은 도시에서 많은 이적과 기사를 행하셨다. 즉 예수님께서 이들 고을들에게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쏟으셨던 것이다. 그러나 은혜를 많이 입은 고을들이 회개하지 않고, 감사할 줄 모르는 것을 보시고 예수님은 깊이 탄식하셨다.
-가버나움▶마8:5-13, 백부장의 하인을 고치심/ 마8:14,15, 베드로의 장모 열병을 고치심/ 마8:16, 귀신을 쫓아내심/ 마9:20-22, 혈루병 여인을 고치심/ 마9:23-26, 야이로의 딸을 살리심/ 마9:27-31, 두 소경을 고치심/ 마17:24-27, 물고기 입에서 나온 돈으로 세금을 내도록 하심/ 막2:1-12, 중풍병자를 고치심/ 벳세다(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 빌립의 고향)▶마14:15-21, 5병 2어로 오천명을 먹이심/ 마14:25-33, 바다위를 걸으심/ 막8:22-26, 소경을 고치심
이러한 기적의 사건은 너무나도 유명하여 주변의 이방인들에게까지 소문이 난 사건들이다. 만약 이러한 이적을 소돔이나, 시돈이나, 두로와 같은 이방 도시에서 행하셨다면 그들은 벌써 회개하여 멸망을 피했을 것이라며 예수님이 탄식하셨다(소돔, 시돈, 두로는 하나님의 징계로 멸망당한 도시들). 본문21절

예수님의 마음은 사람들의 강퍅함과 배반감으로 인하여 깊은 탄식으로 얼룩졌다. 그 실망과 허탈함을 어떻게 표현하겠는가? 여러분들도 그러한 경험이 있지 않는가?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대했던 사람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오히려 대적하고 훼방할 때의 심정이 어떠하던가?

바로 이 때, 즉 배반감과 실망과 허탈함이 엄습할 그 때, 주님은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셨다. 주님은 외적으로 나타난 현실을 보신 것이 아니라, 그 일에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보신 것이다.

그렇다. 그리스도인의 감사의 본질은 나타나는 현실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주관하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지만, 실재로는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받는 하나님 나라에서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여지는 현실이 답답하고 고난이 있어도, 그 일을 주관하시는 분이 주님이시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다. 이것이 초월적인 감사이며, 그리스도인이 해야 하는 감사의 본질이다.
감사의 본질이 이러하다면, 어떻게 이러한 감사를 할 수 있을까?

2. 감사할 수 있는 조건

예수님께서는 은혜를 은혜로 알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시고 탄식하면서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하신다. 바로 그 기도의 내용 속에 초월적인 감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기도의 내용인 본문25-27절의 내용을 정리하면, ①하나님께서는 어린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신다. ②예수 그리스도의 뜻대로 계시를 받는 자가 하나님을 알게 된다. 종합하면, 어린아이와 같은 자들에게 주님의 계시가 나타나게 되고, 계시를 받는 자가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계시를 받는 자"란 '성육신(成肉身)하신 예수님을 믿는 자'를 의미한다. 마18:3, "가라사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돌이켜 어린아이처럼 된다'는 것은 '부모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어린아이의 본성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 하나님의 은혜를 순전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 은혜를 은혜로 여길 줄 아는 사람만이 감사할 수 있다.

♥이제 말을 겨우 하는 어린아이가 자꾸만 자기 발을 들어 보인다. 그 이유는 새 신발을 신었다고 자랑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물어 본다. "신발 예쁘네. 누가 사줬어?" 아이는, "엄마가!"라고 대답한다. 어린아이들은 정직하다. 아직 어떤 공로를 자기 것으로 하려고 하는 욕망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을 조금만 더 알아도, 사람들은 자기가 하지 않은 일도 '자신이 했다'고 주장하고, 나쁜 일이면 자신이 한 일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님께서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요구하신 이유이다. 사람들이 순수하고 정직한 마음을 잃게 되는 이유가, 육신의 욕망과 생존경쟁에 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님은 삶에 찌들어서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로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초청하신다.
- 28-30절

주님은 세상의 무거운 짐들, 욕망의 짐, 고통의 짐, 모든 삶의 짐을 주님께 맡기라고 요청하신다. 짐을 지고 있는 동안에는 하나님의 은혜보다는 인생의 고통과 번민과 원망이 더 가까이 느껴진다. 내가 지금 무거운 짐에 짓눌려 있는데 은혜고 감사고 생각이 나겠는가? 인생의 짐이 내려지면 주님의 십자가가 보이고, 하나님의 역사하시는 은혜로운 손길이 느껴진다.
- 벧전5:7,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겨 버리라. 이는 저가 너희를 권고하심이니라"

그러면 어떻게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짐을 내려놓고는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짐을 내려놓는 것인지 모른다면 내려놓을 수 없지 않겠는가?

짐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내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믿는 것이다. 즉 나의 모든 생활이 하나님의 뜻 안에 들어 있음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내가 행하는 일, 만나는 사람, 자연 속에서 나타나는 모든 일들까지 하나님의 손길에 의한 것임을 믿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숨쉬고, 활동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하나님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확신이 생기면 모든 일에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고, 세상에서 되어지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세상의 현상에 의하여 좌우되던 삶이 하나님을 바라게 된다. 주바라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자신에게 나타나면, 이미 짐이 내려진 것이다.

이렇게 살았던 믿음의 선진들 중에 '다윗'을 꼽을 수 있다. 다윗은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한 출중한 믿음의 소유자였다. 이 다윗이 하나님께 의지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 시37:4-8,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저가 네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리로다.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아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를 인하여 불평하여 말지어다.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라. 불평하여 말라. 행악에 치우칠 뿐이라"

여호와를 기뻐하고, 길을 여호와께 맡기고, 하나님을 믿고 잠잠히 참고 기다리며, 세상에 대하여 화를 내지 말라고 했다. 이러한 현상은 하나님의 뜻을 믿고 의지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전한 믿음의 소유자에게서 나타나는 것이다.
여러분의 삶은 하나님께 맡겨졌는가?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모든 짐을 자신이 지고자 한다면 결코 감사할 수 없다. 오히려 불평과 원망만 가득하게 될 것이다.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감사를 마음에 품고 산다는 것은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믿고 의지함으로서 인생의 무거운 짐을 주님께 맡기고, 행복한 삶으로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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