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예수님의 십자가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7,282회 작성일 2006-04-10 00:09
*** 예수님의 십자가 / 벧전 2:19-25

** 들어가는 말

벧전 2:19-25, “19 애매히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20 죄가 있어 매를 맞고 참으면 무슨 칭찬이 있으리요. 오직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 아름다우니라. 21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입었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 22 저는 죄를 범치 아니하시고 그 입에 궤사도 없으시며, 23 욕을 받으시되 대신 욕하지 아니하시고, 고난을 받으시되 위협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자에게 부탁하시며, 24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셨으니 이는 우리로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게 하려 하심이라. 저가 채찍에 맞음으로 너희는 나음을 얻었나니 25 너희가 전에는 양과 같이 길을 잃었더니 이제는 너희 영혼의 목자와 감독 되신 이에게 돌아왔느니라.”

옛날 노예를 사고팔던 시대에는 사람이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물건과 소유물로 취급받았습니다. 그때에는 그 사람이 평생 노예이며 특정한 소유임을 표시하는 낙인이 있었습니다. 특정한 모양의 인두로 몸에 문신처럼 새기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몸에 새겨 넣은 표시를 헬라어로 stigma(stivgma/ brand, a mark/소유권 인정을 위하여 구멍 내거나 박은 표시, 흔적)라고 합니다. 이것은 지울 수도 없고, 지워서도 안 되는 자기 신분의 흔적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이런 흔적을 가지고 살았던 신앙인이었습니다. 바울이 가진 ‘흔적’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였습니다. 갈라디아서 6:17절에서 바울은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고 했습니다. 바울에게 있었던 흔적은 육신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마음속에 새겨진 십자가 흔적이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저와 여러분 모두는 이런 예수의 흔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후일에 우리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때에 예수님의 사람인 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우리 마음에 새겨진 십자가의 흔적입니다. 우리 마음에 새겨져야 하는 예수님의 흔적인 십자가는 우리의 죄를 씻어낸 ‘예수님의 피’입니다. 그래서 종교개혁가인 M. Luther는 “성경을 쥐어짜면 피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구약에서는 사람의 죄를 위하여 제물로 드려진 짐승의 피가 흐르고, 신약에서는 우리의 신분 회복을 위하여 자신의 몸을 주신 예수님의 피가 흐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살면서 죽으나 사나 붙잡아야 하는 것이 예수님의 피가 흐르는 십자가입니다. 이것만이 우리를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십자가가 내게 있어서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1.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오늘날 기독교를 상징하는 엠블럼(emblem)은 십자가입니다. 하지만 초대교회 시대에는 십자가를 상징으로 사용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십자가가 사람을 가장 끔찍한 고통 속에서 죽게 하는 사형도구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십자가를 기독교의 상징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로마의 황제였던 ‘콘스탄틴’의 영향이었습니다. 이 황제는 그동안 극심한 핍박을 받던 기독교를 국교로 정한 황제입니다. 그는 ‘밀비안 다리의 전투(The Battle of Milvian Bridge, 312-313)’라고 불리는 전투를 하기 전에 십자가 환상을 보고 십자가를 그의 기장으로 택했습니다. 그는 그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고 그 후부터 그의 군대의 기를 십자가로 표시했습니다. 이 후부터 십자가가 기독교를 표시하는 상징처럼 사용되었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교회를 나타내는 표시로 높이 솟아 있는 예수님의 십자가는 인류를 향하신 하나님의 말없는 사랑의 외침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요한복음 3:16절의 말씀대로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지극하신 사랑의 외침입니다.

사실 십자가는 하나님의 무서운 공의의 상징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죄를 용납하지 않으시며 반드시 찾아내시며 심판하시고 징벌하십니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로 인하여 하나님을 거역하고 죄악에 빠진 인류를 구원하실 길은 그 죄를 누군가가 담당해야만 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짐승에게 그 죄를 전가시켜서 죄를 지은 사람 대신 죽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회용에 불과했습니다. 죄를 지을 때마다 제물을 드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류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독생자이신 예수님을 제물로 내놓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대로 인류를 대신하여 그 무서운 하나님의 징벌을 받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이 사실을 요한일서 4:10절에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현대어성경) “이러한 하나님에게서 우리는 참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참사랑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우리 죄 때문에 진노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벌하시는 대신 사랑하는 외아들을 희생 제물로 내주신 데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사랑의 극치입니다.”

그렇습니다. 십자가는 결코 우리가 사랑하거나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극한 고통이며 수치스럽고 혐오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십자가에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졌기 때문에 우리의 자랑이며 우리의 사모할 만한 생명의 능력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고통과 수치의 십자가로 우리 죄를 대신하여 예수님을 징벌하시고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이것이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하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의 극치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2. 예수님의 십자가는 구원의 문이며 능력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셔서 마지막 숨을 거두시면서 외치신 말씀이 “다 이루었다.”는 말씀입니다. 무엇을 다 이루셨습니까? 인류와 하나님 사이에 막힌 담을 허셨으며, 불순종과 죄악으로 단절되었던 하나님과의 교통의 문을 여셨습니다. 성경은 예수님이 숨지시는 그 순간에 하늘의 문이 열려졌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27:51, 마가복음 15:38, 누가복음 23:45절에서 한결같이 증언하는 것은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니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그때까지 사람과 하나님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담이 허물어진 것이며, 하나님과의 교통의 문이 열린 것입니다.

또한 로마서 1:16절에서는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첫째는 유대인에게요 또한 헬라인에게로다.”라고 하셨습니다. 즉 택함 받은 민족이나 이방 민족이나 모두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는 구원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라는 말씀입니다. 또한 고린도전서 1:18절에서도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는 문이며 하나님의 능력의 통로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하나님께 불순종하다가 하나님이 보내신 불 뱀에 물려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그 때에 하나님은 모세에게 구리 뱀을 만들어 장대에 높이 달아서 ‘누구든지 그 뱀을 보는 사람은 살 것이라.’고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선포되는 말씀을 듣고 믿음으로 장대에 달린 구리 뱀을 본 사람은 다 생명을 얻었습니다. 오늘에 있어서 십자가는 바로 장대에 달린 구리 뱀처럼 이 시대에 사람을 살게 하는 구원의 표상이며 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나라를 여는 열쇠입니다. 여러분의 삶에서 무엇인가 닫혀졌다고 여겨지시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붙잡으십시오. 예수님의 십자가를 의지하고 하나님께 구하십시오. 이는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14:13, 15:16, 16:23-24절에서 반복하여 약속하시며 권면하시는 말씀입니다. 16:23-24절을 봅시다. “그 날에는 너희가 아무것도 내게 묻지 아니하리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을 내 이름으로 주시리라.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급하다고 해서 순서를 무시하고 일을 한다면 결국 더 많은 낭비와 아픔과 손해를 입게 됩니다. 옛말에도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삶에 뛰어들지 말고 먼저 하나님께 길을 묻고 방법을 물으십시오. 인생이 힘들고 고난이 겹친다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할 생각부터 하지 말고 일을 성취하시는 하나님께 먼저 아뢰고 부탁하십시오. 예레미야 33:2-3절에서 “일을 행하는 여호와, 그것을 지어 성취하는 여호와, 그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자가 이같이 이르노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보증이자 열쇠가 되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의지하십시오. 이것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인생을 만들어 가는 유일한 비결입니다. 시편 37:5-6절입니다.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현대어성경 5절, “네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걱정하느냐? 오직 여호와께 맡겨라. 주께서 그 모든 것 다 이루어 주시리라.”)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의 삶에서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3. 예수님의 십자가는 내가 따라야 할 영광의 길입니다.

“십자가가 없으면 영광도 없다.”는 말을 많이 들으셨지요?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십자가는 곧 영광의 길이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따르는 제자들과 무리에게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막 8:34)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십자가의 길이 아니고서는 예수님을 따를 수 있는 길이 없다는 단호한 말씀입니다.

여러분에게 있어서 십자가는 어떤 의미로 느껴집니까? 십자가는 오직 한 가지를 말합니다. 곧 ‘자기 버림’입니다. 이것을 가장 잘 표현한 성경말씀을 봅시다. 먼저 로마서 14:8절입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라.” 다음으로 갈라디아서 2:20절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이 말씀으로 우리를 비추어보면, 삶에서 나를 주장할 만한 근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즉 인생에서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으며, 내 뜻과 내 생각을 내세우고, 아직도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만일 나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고 믿는다면, 결코 이렇게 하나님께 대하여 소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죽음의 위기에 가까울수록 붙잡아야 하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이 길만이 우리가 따라야 할 약속 있는 생명과 영광의 길입니다. 본문 21절에서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입었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고 하십니다.

오늘은 고난 주간이 시작되는 ‘종려주일’입니다. 여러분이 진실로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한다면 이번 주간에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가지를 결심하십시오. 나쁜 습관을 버린다든지, 어떤 욕망을 절제한다든지, 매일 한 끼의 금식을 하고 그만큼의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쓴다든지, 전적인 헌신의 삶을 다짐한다든지 등등. 말로만 하는 풍성한 결단과 헌신이 아니라, 작은 하나의 일이라도 실천하는 사랑으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며 능력인 동시에 내가 따라야 할 길입니다. 이 십자가는 곧 ‘나를 버림’입니다. 나를 버림으로써 주님의 소유가 되며, 나를 버림으로써 하나님의 능력이 임하시게 됩니다. 잠시 머무는 이 땅에서의 삶에서 지혜롭게 분별하여 예수님의 십자가를 따르는 진정으로 행복한 하나님의 자녀의 삶을 이루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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