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진정한 가족사랑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8,977회 작성일 2008-05-12 17:35
*** 진정한 가족사랑 / 딤전 5:1-8

** 들어가는 말

디모데전서 5:1-8, “1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비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를 형제에게 하듯 하고 2 늙은 여자를 어미에게 하듯 하며 젊은 여자를 일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 3 참 과부인 과부를 경대하라. 4 만일 어떤 과부에게 자녀나 손자들이 있거든 저희로 먼저 자기 집에서 효를 행하여 부모에게 보답하기를 배우게 하라. 이것이 하나님 앞에 받으실 만한 것이니라. 5 참 과부로서 외로운 자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어 주야로 항상 간구와 기도를 하거니와 6 일락을 좋아하는 이는 살았으나 죽었느니라. 7 네가 또한 이것을 명하여 그들로 책망 받을 것이 없게 하라. 8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아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 ‘고려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려장은 일종의 장례풍습으로서 ‘늙은 부모를 산 채로 내다버리던 악습’이었습니다. 이 풍습은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행해졌던 것이 아니라, 효도를 강조하기 위하여 외국의 이야기가 전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고려장 이야기는 중국의 ‘효자전(孝子傳)’에 나오는 ‘원곡(原穀)이야기’와 비슷합니다. 원곡이야기는 이러합니다.

나이가 15세인 ‘원곡’이란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집에는 늙은 할아버지가 함께 살았습니다. 그런데 원곡의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싫어하여 갖다 버리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실을 안 원곡은 울면서 말렸으나 아버지는 듣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자그마한 손수레를 만들어서 할아버지를 싣고 멀리 산으로 가서 버렸습니다. 돌아오려는데 원곡이 수레를 가지고 옵니다. 아버지가 “이처럼 흉한 것을 무엇에 쓰려고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원곡은 “다음에 아버지가 늙으면 이것을 다시 쓰기 위해서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깨달아 자신의 아버지를 다시 모시고 왔고, 이후 잘 봉양하여 마침내 소문난 효자가 되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를 잘 섬기고 효도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나 봅니다. 어느 집사님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지키기 힘들었던 것이 십계명 중의 제5계명 이라고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부모에게 효를 한다는 것이 그리스도인에게조차 어렵게 여겨진다는 단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관계된 첫 번째 법으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 20:12)고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늘 본문 4절에서도 “만일 어떤 과부에게 자녀나 손자들이 있거든 저희로 먼저 자기 집에서 효를 행하여 부모에게 보답하기를 배우게 하라. 이것이 하나님 앞에 받으실 만한 것이니라.” 고 하셨습니다. 물론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에게 약속된 상급도 만만찮게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의 포함한 오늘의 사람들은 늙은 부모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판 고려장’에 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느 소년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간혹 다투었습니다. 처음에는 소년이 들을세라, 할머니가 들을 세라, 소리가 문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투덕거렸습니다. 그러나 차츰 날이 지나면서 부부싸움 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소년도 듣게 되고, 할머니도 듣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담을 넘어가게도 되었습니다.
“당신 어머닌 비위생적이어서 함께 못살겠어요.”
“오늘 신경정신과에 다녀왔어요. 내 병명이 무엇인지 아세요?”
“당신 어머니가 남한테 망신 사는 일만 저지르니 내가 노리로제에 걸릴 수밖에요.”
날이 가면서 소년의 어머니는 할머니를 보면 고개를 돌렸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서 소년의 아버지도 할머니 방 앞을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어느 날, 또 죽는다는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소년의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악을 쓰며 소리 질렀습니다.
“나를 택하든지, 당신 어머니를 택하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해요!”
마침내 소년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합의를 했습니다. 할머니가 묵을 방을 하나 얻어서 내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낙엽이 우수수 지는 어느 가을 날, 온 식구가 달려들어서 할머니의 이삿짐을 꾸렸습니다. 아버지는 상자를 묶었고, 어머니는 고무장갑을 끼고 거들었습니다. 소년은 종이와 연필을 꺼내 와서 이삿짐 목록을 적었습니다.
‘헌 옷장 1, 전기장판 1, 담요 1, 밥통 1 …’
그것을 본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너, 그걸 뭣 하러 적니?”
소년이 대답합니다. “다음에 어머니를 내 보낼 때 내가 챙겨드릴 품목이에요.”

참으로 슬픈 이야기이고 아이러니한 이야기입니다. 자신도 분명히 늙을 터이고, 자신에게도 며느리나 손자가 있을 터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사람으로서의 마땅한 도리를 이렇게 상급을 제시하시면서 까지 가르치십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말씀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에베소서 6:2절에서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라고 하십니다. 즉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하나님의 공적인 약속이 주어져 있는 사람의 관계에서의 첫 번째 법입니다. 그래서 이 어버이주일에 본문 말씀을 중심으로 ‘진정한 가족사랑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찾아보려합니다.

먼저, 본문 말씀의 의미를 살펴봅시다.

디모데전후서는 사도 바울이 목회자인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그래서 ‘목회서신’이라고 불립니다. 그 중에서도 본문말씀은 교회의 질서에 관한 가르침입니다. 즉 사도 바울은 교회를 한 가족으로 여기고 가족에 대한 예의와 사랑으로 대하라고 합니다. 이것이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교회는 실제적으로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한 가족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에 있을 때에도 당연히 한 가족으로서의 예와 사랑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로마서 12:5절에서는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고 하시며, 고린도전서 12:25절에서는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하여 돌아보게 하셨으니”라고 하십니다.

본문 1-3절을 읽어봅시다.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비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를 형제에게 하듯 하고, 늙은 여자를 어미에게 하듯 하며 젊은 여자를 일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 참 과부인 과부를 경대하라.” 이 말씀은 교회를 가족같이 대해야 함을 말씀합니다. 특히 과부에 대하여 3-7절까지 길게 권면한 것은 당시 초대교회의 상황을 고려한 것입니다. 과부는 의지할 곳이 없는 가장 약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초대교회에서는 과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며 필요를 채워주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참 과부란, 자녀도 없는 완전히 홀로된 부인을 뜻합니다. 그런데 후에는 자녀나 손자가 있는 과부들까지 과부명단에 올려서 교회가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과부에게조차 소홀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자녀가 있는 과부는 자녀들로 효도를 다하도록 하고 교회가 짐을 지지 않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교회의 모든 성도들을 가족처럼 예와 사랑을 다하려면, 실제 자신의 가정에서의 가족 사랑이 앞서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 가정에서 가족들에게 효도와 사랑을 다하지 못하면서 교회 식구들에게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문말씀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가정에서 진정한 가족 사랑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진정한 가족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1. 진정한 가족사랑은 믿음 안에서의 예의와 사랑을 다하는 것입니다.

본문 8절을 봅시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아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 고 하십니다. 하나님을 경외한다고 하면서 자기 가족을 부양하지 않거나, 돌아보지 않는 것은 믿음을 배반하는 행위이며, 불신자보다 더 악한 행위라고 하십니다. 이것은 양가친족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혹독하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요한일서 4:20절을 봅시다.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가 없느니라.” 이제 이해가 되십니까? 눈에 보이는 가족들조차 사랑하지 못하면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것입니다. 맞는 말이지요? 그러므로 진정한 믿음의 사람이라면 자신의 친족과 가족들을 돌아보는 인간의 도리와 사랑을 다하게 되는 것입니다.

먼저, 부모를 공경한다는 것은 ‘부모를 높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부모가 부자든지 가난하든지, 늙어서 거동이 불편하든지, 많이 배웠든지 무식하든지 어떤 상황을 막론하고 부모이기 때문에 높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경한다는 것은 ‘돌아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돌아본다는 것은 쓸 것을 드리고, 아픈 것을 돌보는 정도가 아닙니다. 함께하면서 몸과 마음으로 살피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의 권면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이 명령에는 특이하게도 멋진 선물들이 함께 약속되어 있습니다. 에베소서 6:2-3절에서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고 하십니다. 즉 오래 사는 복과 형통의 복입니다. 이것은 부모에 대한 사랑이자 합당한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가족들을 사랑과 예의로 돌아보는 것입니다. 부모에게만 아니라 친족과 가족들에게도 예의와 사랑을 다해야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돈 문제가 생기면 가족도 필요 없이 아주 생명을 걸고 싸우게 되었습니다. 잠언 17:17절에서 “친구는 사랑이 끊이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까지 위하여 났느니라.”고 했습니다. 가족은 위기의 때에 함께 해주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오늘에는 유산상속 때문에 칼부림을 하고, 버리고, 외면하는 등. 오히려 위기를 일으키는 무서운 관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를 다시 돌이키게 하는 일을 성도들이 해야 합니다. 우리 성도들의 가정은 사랑이 넘쳐야 합니다. 남들이야 어떻게 살든지 하나님의 사람들은 가족들을 돌아보며 사랑과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해야 합니다.

이처럼 부모를 공경하고, 친족과 가족을 돌아보는 일은 세상에서 사는 동안에 형통의 복과 오래 사는 복을 누리게 됩니다. 반면에 가족을 돌아보지 않게 되면 하나님을 배반하는 사람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5:22절에서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고 하십니다. 좀 쉬운 공동번역을 봅시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사람’은 누구나 재판을 받아야 하며, 자기 형제를 가리켜 ‘바보’라고 욕하는 사람은 중앙법정에 넘겨질 것이다. 또 자기 형제더러 ‘미친놈’이라고 하는 사람은 불붙는 지옥에 던져질 것이다.” 무섭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이 땅에서 사는 동안에 모든 일이 잘 되면서 오래 살고 싶으면, 그리고 하나님께도 인정을 받고 싶으면 부모를 공경하고 가족들에게 잘 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가정과 친족들에게 예의와 사랑을 다하는 성도라면, 교회 식구들에게도 같은 사랑을 하면 됩니다. 즉 교회의 한 지체로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내 가족에게 하듯이 그렇게 진실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곳이 바로 작은 천국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이렇게 해봅시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도 좀 끼워줘!’라고 애원하도록 만들어갑시다.

말씀을 정리합니다.

조선시대 숙종 25년에 개성부근에 소문난 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가난하지만 노모를 열심히 봉양하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노모가 어느 날 임금님이 개성을 지나가신다는 소문을 듣고 아들에게 “임금님의 행차를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아들은 노모를 지게에 앉혀 먼 길을 걸어 임금님이 지나는 길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임금님이 그 곳을 지날 때 다른 사람들은 다 꿇어 엎드렸으나, 이 사람은 지게 때문에 엎드리지 못하고 선 채로 노모를 지고 있었습니다. 숙종 임금은 그 고을 사또에게 그 사람의 사연을 물었고, 그 효심에 감탄하여 쌀 열 가마니와 소 한 마리를 상급으로 내렸습니다.
이 소식을 이웃 마을의 소문난 망나니가 들었습니다. 이 망나니는 소문난 불효자였습니다. 그러나 그 소식을 듣고는 배가 아파서 자신도 임금에게 상을 받아야겠다고 기회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님의 행차가 이 고을을 지난다는 소문이 전해졌습니다. 이 망나니 불효자는 병들어 거동하기에도 불편한 노모를 억지로 지게에 앉혀 임금님의 눈에 가장 잘 띌 수 있는 곳에서 버티고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길을 지나던 임금님이 이를 보고 사유를 묻자 그 고을 사또는 “아휴, 저놈은 아주 몹쓸 놈입니다. 상을 받으려고 하는 짓이니 마땅히 벌을 내리셔야 합니다.”라고 아뢰었습니다. 그러자 숙종 임금님은 “효자는 흉내 내기도 어렵다.”고 하시면서 지난번의 효자와 똑같은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처럼 효자는 흉내 내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그러나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당연하게 그렇게 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친족과 가족을 돌아보는 일이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우리의 삶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더불어서 내 가족을 사랑으로 돌아보는 것처럼 교회 가족도 돌아보는 것이 하나님의 은총을 크게 받을 수 있는 길입니다. 이는 우리 자신만이 아니라 자녀들에게 가르쳐서 복의 대를 이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눈에 보이는 내 가족과 교회 가족을 예의와 사랑으로 돌아보아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형통과 장수의 큰 복을 누리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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