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절박한 환경에서

작성자 늘푸른 댓글 / 조회: 4,102회 작성일 2018-08-10 15:04

*** 절박한 환경에서 / 마가복음 5:25-34

 

마가복음 5:25-34, “25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아 온 한 여자가 있어 26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27 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끼어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28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29 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마르매 병이 나은 줄을 몸에 깨달으니라. 30 예수께서 그 능력이 자기에게서 나간 줄을 곧 스스로 아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이켜 말씀하시되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시니 31 제자들이 여짜오되 ‘무리가 에워싸 미는 것을 보시며 누가 내게 손을 대었느냐 물으시나이까?’ 하되 32 예수께서 이 일 행한 여자를 보려고 둘러보시니 33 여자가 자기에게 이루어진 일을 알고 두려워하여 떨며 와서 그 앞에 엎드려 모든 사실을 여쭈니 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 들어가는 말

 

여러분, 혹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 이제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이다.’라는 탄식이 나오는 그런 환경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 고양이에게 쫓기던 쥐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이판사판으로 고양이를 문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짐승이라고 할지라도 막다른 골목에 부딪치면 죽기 살기로 발버둥을 치게 됩니다. 오늘 성경말씀이 꼭 그런 느낌을 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상황이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아 온 한 여자가 있어 26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이 여인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혹 여러분이 이런 환경을 만난다면 어떻게 반응하겠습니까?

 

어느 청년이 세상을 둘러보고 싶어 혼자서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평소 상상하던 것과 사뭇 다른 세상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잘못된 선입관을 돌아보고 새롭게 하는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특히 산골 마을의 모습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도시나 넓은 평야에서는 수확할 수 없는 특수 작물을 재배하면서 그들만의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멋진 모습들을 보며 여기저기 발길 닿는 대로 자유롭게 여행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산골짝 마을이기는 하지만 이전 마을들보다 제법 큰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큰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황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고장 난 트랙터와 농기구들이 길에 버려져 있고, 떨어진 문짝이나 무너진 담벼락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마을처럼 활기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저 하늘만 쳐다보며 무기력한 사람들만 보였습니다. 청년은 마을 사람에게 이 마을의 분위기가 왜 이런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저 골짜기 아래쪽에 커다란 댐이랑 수력발전소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머잖아 여기가 몽땅 수몰돼서 마을이 사라질 거야. 어차피 없어질 집하고 밭을 누가 돌보겠어. 우리 마을에는 내년이 없으니까…”

 

자신의 앞에 닥친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손을 놓고 한숨만 쉬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오늘의 많은 사람들도 이렇게 절박한 상황을 만나면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당황하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말씀에 등장하는 혈루증 여인은 병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전 재산을 잃고, 병은 더 깊어지는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마을에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는 사회관습의 벽을 뛰어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절박한 상황을 만나면 포기하거나, 원망하며 무기력하게 있거나, 혈루증 여인처럼 정면 돌파하는 담대한 믿음의 사람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11:12절에서 말씀하십니다.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 신앙의 세계에서는 절박한 환경이 결코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나은 길을 위한 기회의 문일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절박한 환경에서는 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잃은 혈루병 여인에게 복음이 들렸습니다. 여기서 복음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여인에게 있어서 지금 가장 복된 소식은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27-28절에서 “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끼어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28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이 말씀을 보면 혈루증 여인이 예수님에 대하여 알고 있었고 믿음도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이 지금 자신의 마을에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 즉시 ‘예수님을 붙잡아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여인은 망설임 없이 예수님께로 다가갑니다. 어쩌면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이 순간을 놓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간절함이 하나님의 은혜를 입게 합니다. ㅁㅁ우리 모든 인생의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 우리의 모든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영의 생명뿐만 아니라 육신의 건강, 필요, 현재와 장래의 모든 것이 예수님께 있습니다. 이 사실을 너무도 분명하게 알고 있던 사도 바울도 이렇게 고백합니다. 빌립보서 3:10-14절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의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여함을 알고자 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더더욱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하고 붙잡아야 합니다. ㅁㅁ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대의 가장 큰 죄악을 꼽으라고 하면 ‘자신이 주인이 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이 내 주인이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주인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은 대부분이 자신이 주인이 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나 자신도 마치 내가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느끼고 섬뜩해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잠깐만 마음을 놓고 해이하게 되면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마치 종처럼 대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주님, 주님’이라고 부르면서 일상에서 모든 일을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아뢰거나 인도하심을 구하지 않습니다. 입술로는 예수님을 주인이라고 부르지만 마음은 자신이 주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7:21절에서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고 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평안하고 안전할 때뿐만 아니라 고통스럽고 앞길이 캄캄한 절박한 환경에서도 여전이 우리의 주인이시고 우리의 인도자이십니다. 그러므로 절박한 환경에서는 세상이나 사람, 권력이나 돈을 바라보지 말고 위를 향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붙잡아야 합니다.

 

※ 절박한 환경에서는 믿음의 발전기를 돌려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도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말합니다. 즉 사람의 행동과 생활 속의 모든 일들은 그 사람의 생각에 따라 움직여지고 나타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생활로 나타나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생활로 나타납니다.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믿음으로 나아가는 실천적인 삶입니다. 혈루증 여인은 병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전 재산을 잃고, 병은 더 깊어지는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마을에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는 사회관습의 벽을 뛰어넘기로 결심했습니다. 왜냐하면 혈루증은 하혈하는 유출병의 한 종류인데 율법에서 불결한 병으로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민수기 5:2-3절입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모든 나병 환자와 유출증이 있는 자와 주검으로 부정하게 된 자를 다 진영 밖으로 내보내되 남녀를 막론하고 다 진영 밖으로 내보내어 그들이 진영을 더럽히게 하지 말라. 내가 그 진영 가운데에 거하느니라. 하시매” 이처럼 혈루증 여인은 사람들을 접촉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그 규례를 깨고 사람들 틈에 섞여서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습니다. 이 여인의 생각은 “내가 그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병이 나을 것이다.”는 것입니다.

 

요즘 말로 이 혈루증 여인은 자신의 전 재산을 들여서 용하다는 의사는 다 찾아다녔고, 좋은 약은 다 사용해보았습니다. 이 병은 현대의학에서 암의 일종인 ‘고립점막하섬유종’(solitary submucous fibroids)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쓸 돈도 없고 어떤 약도 어떤 의사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포기 할만도 했습니다. 실제로 본문말씀의 앞뒤에 기록되어 있는 회당장 야이로의 딸의 이야기에서 이 사실을 보여줍니다. 혈루증 여인이 예수님을 붙잡은 때가 사실 예수님이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고치시려고 회당장의 집으로 가고 계시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혈루증 여인의 일로 잠시 지체하는 사이에 회당장의 딸이 죽어버렸습니다. 본문 바로 다음 구절인 35절을 봅시다. “아직 예수께서 말씀하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회당장에게 이르되 당신의 딸이 죽었나이다. 어찌하여 선생을 더 괴롭게 하나이까.” 사람들은 회당장의 딸이 죽었기 때문에 더 이상 아무런 소망이 없으니 포기하라고 회당장을 종용했습니다. 이들도 절박한 상황입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막 5:36) 믿음의 발전기를 돌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혈루증 여인은 이미 자신의 절박한 환경에서 자신의 모든 불가능한 환경을 이겨내고 믿음을 가동시켰습니다.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정말 위대한 믿음이지 않습니까? 마가복음 11:23절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리어 바다에 던져지라.’ 하며 그 말하는 것이 이루어질 줄 믿고 마음에 의심하지 아니하면 그대로 되리라.” 여인은 추호의 의심도 없이 예수님의 뒤쪽 옷자락을 잡았습니다. 이 설명은 혈루증 여인의 확고부동한 믿음을 보여줍니다. 여인은 예수님께서 관심을 가지시든지 아니면 전혀 모른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는 것만으로도 병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본문 28절에서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얻으리라 함일러라.”고 했습니다.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예수님은 이 여인의 믿음에 응답하셨습니다. 본문 34절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그런데 정말 많은 사람들의 믿음이 우유부단합니다. 우리 옛 가요 중에 우유부단한 사람들이 부르는 주제가가 있습니다. 예전에도 설교 중에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이정표 없는 거리”라는 노래입니다. ‘이정표 없는 거리 헤매 도는 삼거리길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세 갈래길 삼거리에 비가 내린다. 바로가면 경상도길 돌아가면 전라도길 이정표 없는 거리 저리가면 충청도길 와도 그만 가도 그만…’이런 노랫말입니다. 정말 우왕좌왕 하며 흔들리는 세상 사람들의 삶을 그린 노랫말입니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이 이런 삶을 살면 큰일 납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싫어하시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엘리야 선지자를 통하여 우상과 하나님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경고하셨습니다. 열왕기상 18:21절입니다.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고 했으며, 요한계시록 3:15-16절에서 라오디게아 교회에게 예수님이 경고하십니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도 없고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야고보서 1:6-8절에서 심각하게 경고하십니다.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는 자는 마치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 같으니, 이런 사람은 무엇이든지 주께 얻기를 생각하지 말라.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자로다.”

 

여러분, 하나님을 신뢰하십시오. 어렵고 힘들고 절박한 환경일수록 더욱 하나님을 신뢰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붙잡으십시오. 만일 혈루증 여인이 세상적인 조건이나 율법을 생각했더라면 결코 예수님을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 가까이 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혈루증 여인에게처럼 우리에게도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는 모든 일을 주님의 인도하심에 따르며 성실하고 진실하게 최선을 다할 때 잡을 수 있습니다. 서두에서 드린 마태복음 11:12절에서 말씀을 한 번 더 봅니다.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는 도전하여 차지하는 자의 것이라고 하십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최상의 기회는 지금임을 잊지 맙시다. 기회 지나가기 전에 주님을 붙잡고, 흔들림이 없는 믿음으로 결단하고 순종하여 환경을 능히 이기고 목적에 이르는 복된 삶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마라나-타(μαράνα-θ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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