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가장 행복한 사람

작성자 늘푸른 댓글 / 조회: 4,601회 작성일 2018-07-06 13:03

*** 가장 행복한 사람 / 누가복음 12:35-40

 

  누가복음 12:35-40, “35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고 서 있으라. 36 너희는 마치 그 주인이 혼인집에서 돌아와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과 같이 되라. 37 주인이 와서 깨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종들은 복이 있으리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주인이 띠를 띠고 그 종들을 자리에 앉히고 나아와 수종들리라. 38 주인이 혹 이경에나 혹 삼경에 이르러서도 종들이 그같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종들은 복이 있으리로다. 39 너희도 아는 바니 집주인이 만일 도둑이 어느 때에 이를 줄 알았더라면 그 집을 뚫지 못하게 하였으리라. 40 그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하시니라.”

 

**들어가는 말

 

매일 함께 출근 하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막 출발했는데 갑자기 아내가 “어머나! 전기다리미를 안 끄고 나온 것 같아요” 남편은 놀라서 차를 돌려 집에 가보니 다리미는 꺼져있었습니다. 다음날, 아내는 또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머나! 오늘도 다리미를 안 끈 것 같아요. 오늘은 확실해요.” 남편은 혹시 집에 불이 날까 봐 집에 돌아가 보니 또 다리미는 꺼져있었습니다. 그 다음 날, 출근을 하는데 아내가 또 소리쳤습니다. “다리미를 끄고 나왔는지 기억이 안 나요! 어떡하지?” 그러자 남편이 아무소리 없이 차에서 내리더니 트렁크를 열고 말했습니다. “여기 있다!! 전기다리미!!” 남편이 아예 다리미를 차에 실어놓았던 것입니다.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깜박깜박 잘 잊어버립니다. 어떤 분들은 건망증이 심하다고 염려를 합니다. 하지만 특별히 병적인 건망증을 제외하고는 망각(忘却)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살면서 모든 일을 다 기억한다면 아마도 정신분열을 일으킬 것입니다. 전도서 1:8절에서 솔로몬은 “모든 만물이 피곤하다는 것을 사람이 말로 다 할 수는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하도다.”라고 탄식합니다. 그래서 적당히 잊을 것은 잊어버리게 하십니다. 그런데 잊어버리지 않아야 할 것도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 중에는 ‘죽음’이 있습니다. 히브리서 9:27절에서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라고 하셨습니다. 인생의 종말인 죽음과 죽음 이후에 있을 심판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본문 40절에서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이는 준비의 필연성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본문 37절과 38절에서 반복적으로 “주인이 와서 깨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종들은 복이 있으리로다.”고 하십니다. 주님 말씀처럼 자신의 종말에 대하여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 본문말씀의 배경과 의미를 봅시다.

 

본문말씀은 ‘종말의 때를 준비하고 있으라.’는 예수님의 비유적인 교훈입니다. 이 교훈은 본문이 시작되는 35절부터 48절까지 이어집니다. 본문말씀으로 읽은 내용은 종말에 대한 예수님의 비유이며, 이 비유의 대상에 대하여 예수님께 베드로가 묻자 답변으로 제시한 두 번째 비유가 41-48절에 나옵니다. 본문 35절에서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고 서 있으라.”고 하십니다. 이는 대단히 긴박한 준비자세를 의미합니다. 다음 구절의 부연 설명에서 ‘주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즉시 문을 열어줄 수 있도록 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의 상황이 이처럼 긴박하게 이루어질 것임을 염두에 두신 말씀입니다. 마태복음 24:27절입니다. “번개가 동편에서 나서 서편까지 번쩍임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다시 말해서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에는 준비할 수 있는 틈이 없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무서운 종말이 느닷없이 닥친다고 할지라도 깨어 있어서 준비된 사람에게는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주님을 만나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본문에서 거듭 ‘깨어 있는 종들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때에 느닷없이 닥치는 종말에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 주인이 오실 때에 깨어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본문 37절입니다. “주인이 와서 깨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종들은 복이 있으리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주인이 띠를 띠고 그 종들을 자리에 앉히고 나아와 수종들리라.” “복이 있으리로다.”는 말은 마태복음 5장의 8복에 나오는 “복이 있나니”라는 말과 동일한 단어입니다. 즉 이 말은 ‘주인이 올 때에 깨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뜻입니다. “깨어 있다.”는 말은 ‘그레고류오(to be stay awake)’라는 단어인데 ‘정신 차리다.’, ‘경계하다.’, ‘주의하다.’등의 의미입니다. 즉 ‘우리가 매일 행하는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입니다.

 

어느 목사님의 모친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분이 세상을 떠나시기 전 병석에 계실 때 조촐한 잔치를 열었습니다. 쌀 두 가마니로 떡을 해서 친척들과 자신이 전도했던 분들을 다 불러서 그동안의 사랑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복음을 전해도 믿지 않은 분들도 다 불러서 다시 전도하며 부탁했습니다. 그동안 사랑해 준 온 교우들을 대접하며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평안하고 기쁜 마음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모습을 본 온 교우들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 목사님 모친의 마지막 순간이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까? 목사님 모친은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의 뜻에 마음을 기울인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과 항상 함께 한 사람은 죽음의 순간에도 여유로움이 있고 행복함이 함께 합니다. 왜냐하면 이제 자신은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 11:16절입니다.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돌아갈 고향이 있고 기다리는 부모가 있다면 행복한 마음이 들겠지요. 이처럼 나를 위하여 준비된 하늘 본향이 있고 하나님 아버지께서 기다리고 계심을 확신한다면 깨어서 준비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하늘 본향에 대한 확신이 없다든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죽음이 두렵고 종말이 두렵게 됩니다. 하지만 죽음도 종말도 확실합니다. 로마서 14:10-12절(한글 킹 제임스)입니다. “우리가 모두 그리스도의 심판석 앞에 서리라. 이는 기록된바 ‘주가 말하노라. 내가 살아 있으니 모든 무릎이 내게 꿇을 것이요, 모든 혀가 하나님께 자백하리라.’고 하였음이라. 그러므로 우리 각 사람이 하나님께 자신들에 관해 직접 설명하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깨어 있을 수 있습니까?

본문 35절에서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고 서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36-38절에서는 ‘어느 때든지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주려고 기다리는 사람같이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준비된 상태를 나타내는데, 즉시 행동할 수 있는 그런 자세입니다. 군대에는 각 부대마다 비상임무를 수행하는 ‘오분 대기조’라는 분대가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오직 비상시에 즉각 출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대기하는 것입니다. 차량도 즉시 시동을 걸어 출발할 수 있는 위치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밤에 잘 때에도 신발은 신은 채로, 전투복도 입은 채로, 완전무장을 한 채로 자야 합니다. 비상 임무가 주어지면 오 분 내로 출동을 해야 하는데 통상 1-2분이면 출동을 합니다. 주님은 우리들에게 바로 이런 신앙의 자세를 요구하십니다.

 

만일 이렇게 신앙적으로 긴장하고 산다면 직장 일이나 세상에서의 일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러한 상황은 영적인 상황을 말합니다. 직장의 일도 세상에서 주어진 일도 최선을 다하여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상에서의 일로 허우적거리느라 영적인 생명을 등한시 한다면 영적으로 잠이 들게 됩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도 ‘성경도 읽고 기도도 해야겠는데…’, ‘열심을 내야겠는데…’, ‘전도 해야겠는데…’, ‘이러 저러한 일을 해야겠는데…’이처럼 영적인 생각들이 일어나지만 여전히 생각으로만 그칠 때가 많을 것입니다. 이유는 많습니다. 환경이 좋지 않아서, 여건이 맞지 않아서, 아직은 다른 할 일들이 많이 있어서 등등. 본문 앞쪽의 19-20절을 봅시다.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이러한 상태가 영혼이 잠들어 있는 것입니다.

 

깨어있어 준비한다는 것은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관심을 가지고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찾아서 차근차근 성실하게 행하는 것입니다. 직장의 일을 하든지,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그 일을 통하여 나타내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 뜻대로 따라가는 것이 깨어있어 준비하는 삶입니다. 구약의 황금률이라고 부르는 미가서 6:8절입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내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그렇습니다. 내가 머무는 삶의 자리에서 정의롭고 공의로운 삶을 이루고, 어질고 자비로운 삶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깨어있어 준비하는 삶입니다. 이렇게 깨어있어 준비되어 있는 사람은 모든 일이 하나님께서 이루심을 믿고 감사하게 됩니다. 감사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사람은 마음의 여유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감사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특별한 은혜들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항상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의 뜻에 깨어있어 준비된 삶으로 감사하는 생활이 가장 행복한 사람의 삶입니다.

 

여기서 특별히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본문 38절입니다. “주인이 혹 이경에나 혹 삼경에 이르러서도 종들이 그같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종들은 복이 있으리로다.” 여기에 등장한 시간은 로마식 시간인데 이경은 오후 9시에서 12시 사이, 삼경은 자정에서 새벽 3시 사이를 말합니다. 이는 사람이 가장 피곤한 한 밤중입니다. 즉 가장 깨어있기 힘든 시간대입니다. 이 때까지라도 깨어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좀 더 쉽게 말해서 ‘주님을 만날 때에 우리는 자고 있거나 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고 있는 진행형이 되도록 하라.’는 뜻입니다. 이 내용을 본문 다음에 나오는 비유인 42-44절에서 볼 수 있습니다. 42-44절(현대어성경)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주인에게서 종들을 통솔하는 책임을 맡고 때에 맞춰 그 종들을 먹이는 신실하고 슬기 있는 모든 관리인에게 말하고 있다. 만일 주인이 돌아와 그가 자기 직무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는 상을 받을 것이다. 주인이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 우리 각 사람에게 맡겨주신 일과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입니다. 특히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 줄 자”라고 했습니다. 이는 적절한 시기에 즉각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 주님이 보시는 성실성입니다. ‘바로가든 둘러가든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즉시 순종하고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를 놓친 순종은 불순종입니다. 미루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마음에 영적인 일에 대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은 성령께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지시하시는 것입니다. 다른 일을 핑계하거나 외면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손길에서 도망칠 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테헤란의 죽음(Death in Teheran)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페르시아에 사는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권세 있는 부자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하인과 함께 정원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이때 갑자기 하인이 비명을 지르며 주인에게 말합니다.

“주인님, 방금 죽음의 신과 마주쳤는데 그가 저를 데려가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인은 주인에게 ‘주인의 빠른 말을 빌려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말을 빌려주면 그 말을 타고 오늘 밤 안으로 도착할 수 있는 테헤란으로 도망가겠다는 것입니다. 주인은 승낙하고 자신의 말을 빌려주었습니다. 하인이 허급지급 말을 타고 떠난 후 주인은 집으로 발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죽음의 신과 마주쳤습니다. 주인은 그 죽음의 신에게 따지며 물었습니다.

“어째서 그대는 나의 하인에게 겁을 주고 위협까지 하는가?”

죽음의 신이 대답합니다.

“저는 그를 위협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오늘 밤 테헤란에서 그와 만나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아직도 그가 이곳에 있기에 저는 단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을 뿐입니다.”

 

앞서 읽었던 히브리서 9:27절의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라는 말씀과도 같습니다. 피조물 세상에서 하나님께서 정하신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하여 준비하는 것이 지혜로움이며 진정한 행복을 예비하는 삶입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3절에서 “그들이 평안하다, 안전하다 할 그 때에 임신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이 이름과 같이 멸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이르리니 결코 피하지 못하리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되지 않도록 매일의 삶에서 주님의 뜻을 찾고 순종함으로 깨어있어 준비하는 가장 행복한 삶을 이루시기를 축복합니다.

 

마라나-타(μαράνα-θ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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