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인내가 필요합니다.

작성자 늘푸른 댓글 / 조회: 3,152회 작성일 2019-12-23 18:58
*** 인내가 필요합니다. / 히브리서 10:32-39
 
 히브리서 10:32-39, “32 전날에 너희가 빛을 받은 후에 고난의 큰 싸움을 견디어 낸 것을 생각하라. 33 혹은 비방과 환난으로써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혹 이런 형편에 있는 자들과 사귀는 자가 되었으니 34 너희가 갇힌 자를 동정하고 너희 소유를 빼앗기는 것도 기쁘게 당한 것은 더 낫고 영구한 소유가 있는 줄 앎이라. 35 그러므로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큰 상을 얻게 하느니라. 36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하신 것을 받기 위함이라. 37 잠시 잠깐 후면 오실 이가 오시리니 지체하지 아니하시리라. 38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39 우리는 뒤로 물러가 멸망할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
 
** 들어가는 말
 
요즘 우리가 사는 시대를 일컬어 ‘세계화(globalism)’, ‘정보화 시대’등. 여러 가지로 표현합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적절한 표현이 있는데, ‘모든 것이 빠르게 처리된다.’고 해서 ‘첨단 고속화 시대’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 지구촌이 좁다고 느껴질 정도로 지구 구석구석의 일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며,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는 엄청난 속도로 모든 일을 처리합니다. 덩달아 사람들도 조급해져서 ‘인내’, ‘기다림’이라는 것을 아예 무시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대인들의 심리를 표현한 단어가 있는데 쿼터리즘(Quarterism)이라는 단어입니다. 아시듯이 Quarter는 4분의 1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쿼터리즘은 4분의 1시간 즉 15분을 일컫는데, ‘인내심을 잃어버린 젊은 세대의 사고와 행동 양식을 이르는 말’입니다. 쿼터리즘은 장단점이 모두 있습니다. 장점으로 본다면 ‘생각이 가볍고 좀 더 빠르기 때문에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시간이 짧고, 어려운 일에도 쉽게 도전한다.’는 것입니다. 순간적인 대응력을 요구하는 고속 정보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심리상태라고 생각됩니다. 또 하나는 ‘신선하고 직관적인 좋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떠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단점은 ‘고작 15분도 집중하지 못하는 인내심이 없는 조급함’입니다. 그래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책이나 신문 등 느긋하게 생각하고 깊이 있게 통찰하는 능력을 잃고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즉시 결과물을 보여주는 스마트 폰을 해결사처럼 여깁니다. 어린아이까지 스마트 폰이 없으면 당황스러워 하거나 허전해 합니다. 여러분이 경험하시듯이 요즘 대중교통이나 무엇을 기다리거나 음식을 먹고 심지어 길을 걷고 운전하면서까지 스마트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통하여 경고하셨습니다. 디모데후서 4:3-4절입니다. “때가 이르리니 사람이 바른 교훈을 받지 아니하며 귀가 가려워서 자기의 사욕을 따를 스승을 많이 두고, 또 그 귀를 진리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따르리라.” 사람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것에 마음을 두고 진리에는 마음을 두지 않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모든 것을 빠르게 습득하고 필요를 충족해주는 스마트 폰이 신이 되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되며 사람의 마음이 조급해지는 이 마지막 때에 주님께서는 오히려 인내하라고 하십니다. 마태복음 24:13절에서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고 하시며, 누가복음 21:19절에서는 “너희의 인내로 너희의 영혼을 얻으리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본문 36절에서도 ‘약속한 것을 받기 위하여 인내가 필요하다.’하십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다리며 인내하라고 하십니까?
 
※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이 왜 필요합니까?
 
성경에는 유난히 ‘기다림’에 대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기다림의 대표적인 인물이 아브라함입니다. 창세기 13:14-17절을 봅시다.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후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내가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 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 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첫 약속을 하신 때가 아브람의 나이 75세였습니다. 그런데 그 약속이 시행되기 시작한 때는 하나님께서 첫 약속을 하신 후 25년이 지난 때였습니다. 창세기 21:5절입니다.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 이삭이 그에게 태어날 때에 백세라.” 그리고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을 확정하신 때가 아들 이삭을 모리아 산에서 제물로 바칠 때였으니 적어도 10년이 더 지난 후였습니다(창 22:16-18).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고 그 약속이 이룰 때까지 적어도 35년 이상을 믿음으로 인내하며 기다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요셉은 꿈을 꾸고 그 약속이 이룰 때가지는 13년 이상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기다리지 못하여 실패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이스라엘의 초대 왕인 사울입니다. 사무엘상 13:8-9절을 봅시다. “사울은 사무엘이 정한 기한대로 이레 동안을 기다렸으나 사무엘이 길갈로 오지 아니하며 백성이 사울에게서 흩어지는지라. 사울이 이르되 번제와 화목제물을 이리로 가져오라.하여 번제를 드렸더니” 이스라엘 백성은 사무엘 선지자가 하나님께 제사를 한 후에 전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무엘 선지자가 약속한 7일이 되어도 오지를 않자 사울 왕은 자신이 제사를 집행했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제사는 선지자 외에는 집전할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사무엘이 약속한 날보다 늦더라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사울의 변명을 봅시다. 12절입니다. “이에 내가 이르기를 블레셋 사람들이 나를 치러 길갈로 내려오겠거늘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하고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하니라.” 상황으로 볼 때에 어쩔 수 없어서 자신이 제사를 집전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를 봅시다. 13-14절입니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리하였더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어늘 14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바를 왕이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여호와께서 그를 그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 하고” 인내하지 못한 결과는 버림받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약속에 대하여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인내가 하나님을 신뢰하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것을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은 그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버스 정류장에서 목적지로 갈 버스를 기다리는 것은 그 버스가 올 것을 믿기 때문이며, 밥솥에 쌀을 앉혀두고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정한 시간이 지나면 밥이 된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에 대하여 인내하고 기다린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루실 줄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사울 왕은 자신이 제사를 집전한 이유를 ‘하나님께 은혜를 입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해서는 안 되는 제사를 집전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되었고 징벌을 받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래서 본문 36절에서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하신 것을 받기 위함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믿거나 하나님을 믿고 기도한 것을 얻기를 원한다면 사람의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하나님을 신뢰하고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 우리가 지금 인내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영국의 성경 번역가이자 유명한 설교가 이었던 ‘필립 부룩스’ 박사는 성격이 급하여 참지 못하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로 그는 늘 고민하며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루는 어떤 중대한 일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곁에 있던 분이 물었습니다. “부룩스 박사님, 오늘 따라 무엇을 그리 고민하십니까?”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 내게 있는 문제도 고민이지만, 더 큰 고민은 나는 급한데 하나님은 도무지 급하지 않으시다는 것이지요.”
 
앞서 사울 왕의 경우도 보았지만 우리가 참지 못하여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에는 항상 ‘인내하며 기다리라.’는 주문이 많습니다. 물론 신앙의 삶 전부가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이 지금 인내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본문 32-34절을 봅시다. “전날에 너희가 빛을 받은 후에 고난의 큰 싸움을 견디어 낸 것을 생각하라. 33 혹은 비방과 환난으로써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혹 이런 형편에 있는 자들과 사귀는 자가 되었으니 34 너희가 갇힌 자를 동정하고 너희 소유를 빼앗기는 것도 기쁘게 당한 것은 더 낫고 영구한 소유가 있는 줄 앎이라.” 히브리서 기자는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를 위하여 전에 고난을 당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끝까지 그 고난을 견디라고 격려합니다. 그들이 당한 고난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지만 ‘고난의 큰 싸움’이라고 말합니다. 이 싸움으로 인하여 ‘비방과 환난을 당하고 이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또는 이런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극심한 어려움을 당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갇힌 자를 동정하고 소유를 빼앗기는 것도 기쁘게 당하는’ 희생적인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로 보아, 이들이 당한 고난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박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대교회 당시에는 그리스도인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 도시에서 추방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사도행전 18:2절에서 “아굴라라 하는 본도에서 난 유대인 한 사람을 만나니 글라우디오가 모든 유대인을 명하여 로마에서 떠나라.’ 한 고로 그가 그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이달리야로부터 새로 온지라. 바울이 그들에게 가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박해까지도 구차하게 면하려고 하지 않고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왜 이렇게 극심한 박해까지도 기쁘게 받아들였겠습니까? 그 이유가 본문 34절 하반절에 짧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더 낫고 영구한 소유가 있는 줄 앎이라.” 이 표현은 곧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소망’입니다. 이 소망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상을 이길 수 있게 하는 가장 강력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 모두도 바로 이 소망 때문에 지금까지도 인내하며 기다려 왔고, 또 앞으로도 그 소망이 이룰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릴 것입니다. 이 소망을 하나님께서 이렇게 선언하십니다. 요한계시록 21:3-4절입니다.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이 영원한 하나님나라에서의 삶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야고보서 5:7-11절을 봅시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주께서 강림하시기까지 길이 참으라. 보라.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 8 너희도 길이 참고 마음을 굳건하게 하라. 주의 강림이 가까우니라. 9 형제들아 서로 원망하지 말라. 그리하여야 심판을 면하리라. 보라 심판자가 문 밖에 서 계시니라. 10 형제들아, 주의 이름으로 말한 선지자들을 고난과 오래 참음의 본으로 삼으라. 11 보라. 인내하는 자를 우리가 복되다 하나니 너희가 욥의 인내를 들었고 주께서 주신 결말을 보았거니와 주는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는 이시니라.” 우리 그리스도인이 궁극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인데 그것이 곧 ‘주께서 강림하시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셔서 하나님의 자녀들을 다 모아서 하나님의 나라에서 혼인자치를 하게 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들이 기다리는 영원한 삶의 시작입니다. 그러므로 이 일이 이루기까지 마음을 굳건하게 하여 기다려야 합니다. 본문 37-39절입니다. “잠시 잠깐 후면 오실 이가 오시리니 지체하지 아니하시리라. 38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39 우리는 뒤로 물러가 멸망할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 우리 주님이 강림하시기까지 계속 믿음의 삶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보물섬’이라는 책을 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항상 자기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잊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살았는데 어둠이 내릴 무렵이며 가로등지기 할아버지가 거리를 내려가면서 거리에 있는 기름등잔에 하나씩 불을 붙이는 것을 창밖으로 보곤 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스티븐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그 가로등지기 할아버지에 대하여 가장 인상이 남는 것은 그가 항상 자기 뒤로 불을 남기고 간 것이었습니다.”
 
본문 마지막 말씀 “우리는 뒤로 물러가 멸망할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혼의 구속을 기다리는 우리는 오래 참고 마음을 굳건하게 하여 예수님의 강림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번 성탄의 계절에 혹시 내 마음에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는 마음이 풀어져 있지는 않는지 살피고 여며서 인내의 좋은 열매를 얻도록 끝까지 달음질 하는 복된 삶을 이루시기를 축복합니다.
 
마라나-타(μαράνα-θ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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