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주님을 따르는 길(막14:43-52)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8,304회 작성일 2001-04-08 20:24
* 들어가는 말
‘동냥그릇’이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우화가 나옵니다.
한 젊은이가 전부터 존경하던 스승을 찾아가서 제자로 받아 줄 것을 청했습니다. 스승은 “아직 일러.”라고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젊은이는 끈질기게 달라붙었고, 마침내 스승이 말했습니다. “그럼 좋아. 가르쳐 주리라. 난 여행을 떠나려 하네. 나와 함께 가겠는가?” 제자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우리는 이제 함께 여행하는 거야. 그러므로 한 사람은 리더 해야 하고, 한 사람은 거기에 따라야 할 걸세.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스승이 말했습니다. “당연히 제가 따라야죠. 스승님께서 리더 하십시오.” “그대가 따를 줄만 안다면야.”
그들은 길을 떠났습니다. 사막에서 밤을 지내는데 마침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스승이 외투를 벗어 제자에게 덮어 주었습니다. “이건 제가 할 일입니다.” 제자는 송구스러워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라는 거야. 가만 있거라.” 스승이 말했습니다.
날이 밝자 제자가 말했습니다. “날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부턴 제가 리더를 할 테니 스승께서 따르십시오.” 스승은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나뭇가지를 주워와야겠습니다. 불을 피워야죠.” 제자가 말했습니다. “그건 그대가 할 일이 아니야. 내가 주워오겠다.” 스승이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여기에 가만히 앉아계세요. 제가 주워오겠습니다. 명령입니다. 제가 리더니까요.” “아니야. 그건 리더가 할 일이 아니다. 따르는 자가 가만히 앉아 리더의 봉사를 받는다는 건 말도 안 되지.”

이 스승의 가르침처럼, 제자가 된다는 것은 충실한 섬김을 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본을 보여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제자 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따라야 할 제자의 길은 어떤 것입니까?

이 시간의 본문에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등장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세 사람의 행동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룟 유다’와 ‘베드로’와 ‘마가’입니다. 우리는 이들의 행동과 다른 모든 제자들의 행동을 통해서 우리 자신들의 ‘제자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본문의 배경은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로마 병정들에게 체포되실 때의 일입니다. ‘유다’는 재물이 탐이 나서 선생이신 예수님을 대적들에게 팔았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그들에게 넘기기 위하여 체포자들과 함께 겟세마네 동산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함께 있던 제자들 중 ‘베드로’는 격분한 나머지 칼을 휘둘러서 대제사장의 종인 ‘말고’가 귀를 잘렸습니다. 그런 후 그는 도망을 쳤습니다. 한편, 이름을 감추고 있는 한 청년은 예수님을 체포한 무리들에게 붙잡히자, 몸에 두르고 있던 베 홑이불을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도망을 쳤습니다. 이 도망자는 이 복음서를 기록한 ‘마가’입니다. 그 나머지 제자들도 역시 모두 줄행랑을 쳤습니다.

예수님께서 삼년 동안이나 동고동락하면서 가르치셨던 제자들이, 자신의 욕망대로 행동하는가 하면, 위기를 만나자 모두 뿔뿔이 흩어져 도망을 쳤습니다. 예수님은 대적들 앞에 홀로 남겨졌습니다. 우리는 어떠합니까? 적어도 이들보다는 낫다는 자부심이 있습니까?

가룟 유다와 베드로는 ‘사도’들이었고, ‘마가’는 사도는 아니지만 복음서를 기록할 만큼 주님을 따르는 신실한 제자였습니다. 이 마가는 ‘요한’이라고도 하는데, 지중해에 있는 「구브로」섬 출신으로써, 「예루살렘」에서 성장한 레위 족속입니다. 그는 전도자 『바나바』의 생질이기도하며, 초대 교회 당시 『바울』과 『베드로』와 함께 선교 사역에 동참했습니다. 마가는 비교적 물질적인 부요함도 누렸는데, 그의 집 다락방은 120명의 성도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으니, 집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추적해 봅시다.

1.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제자들

예수님을 따르던 사도들과 수많은 제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이었지만, 정작 그들의 마음속에는 나름대로의 욕망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따르는 방식도 가지각색이었습니다. 돈이나 권력, 명예를 꿈꾸는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제자들이 있었으며, 이중인격과 다혈질, 소심형 등 갖가지의 성격과 방법으로 따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의 죽음을 생각할 때, 제자들은 ‘누가 더 높은가?’, ‘가장 좋은 권력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욕망’들로 서로 견제하며 싸우고 있었습니다.
- 막9:33,34, “가버나움에 이르러 집에 계실쌔 제자들에게 물으시되, ‘너희가 노중에서 서로 토론한 것이 무엇이냐?’ 하시되 저희가 잠잠하니, 이는 노중에서 ‘서로 누가 크냐?’ 하고 쟁론하였음이라.”/ 막10:37, “여짜오되, 주의 영광 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ꌀꌀꌀ 41, “열 제자가 듣고 야고보와 요한에 대하여 분히 여기거늘”

이것을 두고 ‘동상이몽’이라 하지 않습니까?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잡히실 때, 주님과 함께 있던 열 한 제자들은 순간적으로 모두 생명을 위하여 도망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의 제자는 스승을 잡으려는 무리 속에 있었습니다. 그는 돈에 눈이 멀어서 자기 스승인 예수님을 노예 값인 은 30에 팔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뻔뻔스럽게 체포자들의 안내자 역할까지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3년 동안이나 심혈을 기울여 가르치신 제자들은, 스승이 위기에 처하자 한결같이 모두 도망쳤습니다. 가룟 유다는 스승을 팔았으며, 나중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살했습니다. 큰소리 잘 치던 수제자 베드로는 체포당하신 예수님을 멀찍이서 따랐지만, 그도 결국 자신의 목숨을 위해서 종들 앞에서 세 번씩이나 스승을 저주하고 부정했습니다. 마가는 체포되신 예수님을 군중들 틈에서 따라가다가 발각이 되어 잡히자, 목숨을 위하여 벌거벗은 수치도 잊은 채 도망쳤습니다. 나머지 제자들도 모두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이들뿐이겠습니까? 우리는 어떠합니까? 천국은 가고 싶어서 예수님을 따르기는 하지만, 자기 손해는 아무 것도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나, 손해 보는 일은 피해버립니다. 당시의 제자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얼마나 간곡하게 말씀하십니까? 누가복음14:26-27에서,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및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고 하셨고, 또한 “생명을 얻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생명을 잃으면 얻으리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는 성경의 모든 약속들은 진실한 제자들에게 주어진다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함 받은 자녀들에 대한 주님의 사랑은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성경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 약속들을 요약하면 내세적인 것과 현세적인 것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먼저 내세적인 약속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ꊉ하나님의 자녀(양자)됨 ꊊ영원한 생명 ꊋ하나님 나라의 상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롬8:15,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였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아바 아버지라 부르짖느니라.”/ 요5: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갈4:6,7, “너희가 아들인고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그러므로 네가 이 후로는 종이 아니요 아들이니, 아들이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유업을 이을 자니라.”).

현세적인 약속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ꊉ기쁨 ꊊ평안 ꊋ만족이라 할 수 있습니다(요15:11,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함이니라.” /요16:24,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 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요14:27,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행14:17, “그러나 자기를 증거하지 아니하신 것이 아니니, 곧 너희에게 하늘로서 비를 내리시며 결실기를 주시는 선한 일을 하사, 음식과 기쁨으로 너희 마음에 만족케 하셨느니라.”). 이러한 약속들은 모두 신실한 제자들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두려움과 믿음 없음으로 인한 도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사랑은 계속적으로 베풀어졌습니다. 그렇습니다. 택함 받은 자녀들에 대한 주님의 사랑은 우리의 죄악과 실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사랑하시고 은혜를 베푸십니다..
-ꁾ요13:1,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마28:20하,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2. 성숙으로의 길

제자들의 오해와 거듭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사랑은 계속되었습니다. 아니, 자신의 생명을 주시면서 까지 제자들을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은 자신에 속한 자녀들을 하나님 앞에서 변호하시며, 제자로서의 깊은 성숙에 이르도록 인도하십니다.
-ꁾ요18:8-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너희에게 ‘내로라’ 하였으니 나를 찾거든 이 사람들의 가는 것을 용납하라 하시니, 이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자 중에서 하나도 잃지 아니하였삽나이다.’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요17:15-17, “내가 비옵는 것은 저희를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오직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저희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삽나이다.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

예수님께서는 거듭되는 제자들의 실패와 배반, 좌절과 탄식 속에서도 인자하신 사랑과 깊은 연민과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이러한 사랑은 제자들의 신앙을 성숙하도록 했습니다.
벌거벗고 도망치며, 바울과의 전도 여행에서 싸우고 돌아서는 등. 실패만 거듭하던 마가도 역시 10여 년간 믿음의 연단의 길을 걷게 됩니다. 바울과의 결별이 있은 지 10여년이 지난 때, 마가는 로마에서 바울과 함께 동역하는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습니다.
-ꁾ딤후4:10-11,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디도는 달마디아로 갔고, 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저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

디모데후서는 바울의 사역 말년에 로마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네로』황제에 의하여 투옥되었을 때 기록한 것입니다. 바울은 그곳에서 순교의 제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울의 마지막 사역의 동반자로 마가가 다시 등장한 것입니다.

큰 교량을 설계한 어느 건축기사가 다리가 세워지는 동안 사고가 나서 크게 다치게 되었습니다. 그는 오랜 기간을 입원해 있었으며, 전화로 또는 사람들 시켜서 건축 상황을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다리가 다 완성되어 개통식을 하는 날이 왔습니다. 그 건축기사는 구급차에 실려 강둑 위로 가서 들것 위에서 완성된 다리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완성된 다리를 만족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획했던 꼭 그대로 되었군!”

이 이야기 중의 건축기사는 병원에 있었지만, 우리 주님은 하나님의 보좌에서 당신의 자녀들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자신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살도록 끊임없이 은혜를 베푸시며, 성령을 통하여 인도하십니다.
우리가 주님 앞에 섰을 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가지셨던 자신의 뜻과 우리의 실제 삶을 비교하실 것입니다. 바로 그 때에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내가 뜻하는 꼭 그대로 되었군!”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살아야 합니다.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주님의 제자들이 늘 주님과 동행하면서도 실수와 실패와 좌절과 고난들이 끊임없이 일어났습니다. 주님은 결코 제자들의 고난이나 좌절이나 실패를 막아주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은 제자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우시며 인도하셨습니다. 주님은 결코 무력으로 일을 성사시키거나, 사람들의 마음을 강제로 휘어잡지 않으셨습니다.

오늘 우리들에게도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도 제자들처럼 실패와 좌절과 고난을 겪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님과 동행하며, 우리의 모든 일을 주님께 맡겼다고 하더라도 제자들처럼 많은 문제를 갖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일의 주권을 주님께 넘겨드린다면 주님은 우리를 통하여 일하실 것이며, 주님이 뜻하신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여러분의 결심은 확고합니까? 여러분이 주님 앞에 설 때에 “내가 뜻하는 그대로 되었군!”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삶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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