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의심과 믿음(눅1:5-7)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8,294회 작성일 2001-11-17 20:34
*** 의심과 믿음 / 누가복음1:5-7

***들어가는 말

믿음과 의심은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실생활에 있어서는 담 하나를 경계로 하는 바로 이웃입니다.

채필근 목사님의 일화입니다.
채 목사님은 만주 일대를 돌아다니며 교회를 순회하곤 했는데, 가끔 선교부 돈을 가지고 각 교회에 나누어 주곤 했습니다. 한번은 돈을 잔뜩 넣고 순회하는 도중 외딴 곳에 이르러 객주 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손님들이 많아서 작은 방에 두 사람이 함께 묵어야만 했습니다. 잠자리에 누웠으나 두 사람은 서로가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목사님은 목사님대로, 또 다른 나그네는 그 사람대로, ‘혹시 저놈이 내가 잠든 사이에 돈을 훔쳐가지 않을까?!’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다음날 아침, 주인이 차려다 준 상에서 겸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둘은 할 수 없이 서로 마주 앉아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채 목사님이 식사기도를 하고 막 수저를 들었을 때, 마주 앉았던 사람이 “선생님, 예수 믿는 어른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채 목사님은 “네, 저는 채필근 목사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깜짝 놀라면서, “저는 00교회 장로입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 방을 사용하도록 배려하셨지만, 작은 의심 때문에 온 밤을 불편과 죄로 지새웠던 것입니다. 서로 의심했으니 죄가 아니겠습니까. 의심이란 이렇게 믿음의 자리에서 한 발자국만 떼면 만날 수 있는 이웃입니다. 물 위를 걷던 베드로도,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뵙지 못했던 도마도 이 의심병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문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본문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1. 의심은 믿음을 몰아내고 사람의 영을 어둡게 합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으로부터 의인으로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구약 시대를 마감하고 신약 시대를 여는 과도기의 인물인 ‘사가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례요한의 아버지이자 이 시간의 주인공입니다.
사가랴는 아내인 엘리사벳과의 사이에 자식이 없었습니다. 사가랴는 삶의 환경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에서 흠이 없는 생활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세계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위대한 일에 사용하셨습니다. 곧 율법으로 대표되는 구약시대를 마감하는 역사의 문을 닫는 역할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가 노년에 기도로 얻은 아들인 ‘세례 요한’은 신약시대의 새 장을 여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 의인으로 인정받아서 큰일에 쓰임 받은 사가랴도 의심에 있어서는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사가랴에게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 자식이 없다는 것은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것으로 치부되었기 때문에 심각한 일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자녀의 다산 여부가 곧 하나님의 복을 확인하는 척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가랴 부부의 근심이 깊은 것은 그들이 더 이상 자녀를 생산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모든 소망이 사라진 것입니다. 아무리 믿음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인간적인 소망이 사라지게 될 때 근심하게 됩니다. 사가랴는 제사장 가문으로써 대가 끊어지게 됨이 마음 아팠을 것입니다. 이제 성스러운 직임도 자신의 대로서 끝나야 한다는 것이 근심을 불렀습니다.

인간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의인으로까지 불린 믿음의 사람인 사가랴가 왜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하지 못했을까요? 사가랴는 이 일로 하나님께 많이 기도했습니다. 13절 말씀에서 천사가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주리니”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했겠습니까?
이는 사가랴가 인간적인 환경에 집착했기 때문입니다. 사가랴는 자신의 기도에 대한 응답을 전하는 천사에게,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리요. 내가 늙고 내 아내도 나이 많으니이다.”라고 불신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인간적인 환경에 집착하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을 등지는 것입니다. 환경을 초월한 믿음이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이삭을 얻게 했다는 것을 사가랴가 몰랐을까요? 이처럼 의심은 사람들의 환경을 타고 소리 없이 찾아들어 사람의 영을 어둡게 합니다.

2. 의심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본문을 조금 지나서 18-20절을 봅시다. “사가랴가 천사에게 이르되,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리요. 내가 늙고 아내도 나이 많으니이다.’ 천사가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하나님 앞에 섰는 가브리엘이라. 이 좋은 소식을 전하여 네게 말하라고 보내심을 입었노라. 보라. 이 일의 되는 날까지 네가 벙어리가 되어 능히 말을 못하리니, 이는 내 말을 네가 믿지 아니함이어니와 때가 이르면 내 말이 이루리라.’ 하더라.”

제사장들은 가문을 따라 24반열로 나누어서 돌아가면서 제사를 집전했습니다(참조, 대하35:4-6). 마침 사가랴의 가문이 성소에서 분향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사가랴가 성소에서 분향하던 도중에 「가브리엘」 천사를 만났습니다. 천사는 사가랴에게 아내인 「엘리사벳」이 잉태한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사가랴는 얼른 수긍하지를 못했습니다. 즉 사가랴는 불가능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사가랴는 환경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한 것입니다. 자신도 아내도 모두 아이를 잉태할 만한 나이가 지났다는 것이 당면한 환경이었습니다.
히브리서11:1절에서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라.”고 했습니다. 즉 믿음은 환경을 초월하는 것임을 말씀합니다. 예수님의 부활 사실을 보지 못하고 말로만 들었던 도마가 ‘자기 눈으로 보고, 자신의 감각으로 느껴야 믿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이처럼 환경에 갇힌 도마에게 예수님은 자신을 보이시고 또한 느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라고 하셨습니다. 모세 또한 자신이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한다는 환경을 고집하면서 거듭하여 소명을 거절했습니다. 답답하신 하나님께서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 누가 벙어리나 귀머거리나 눈 밝은 자나 소경이 되게 하였느냐? 나 여호와가 아니냐?”라고 하나님께서 창조주이심을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환경을 초월하지 못하는 것은 그 환경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신앙에는 인간적인 고통이 따릅니다. 사가랴는 한시적이지만 벙어리가 되어야 했습니다. 도마는 하나님의 복으로부터 제한되어야 했습니다. 모세는 자신에게 주어진 영광을 아론과 나누어야 했고, 결국 그로인하여 통치권의 약화와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처럼 의심, 즉 하나님께 대한 불신앙은 삶의 손실과 고통을 부릅니다.

3. 믿음만이 의심을 몰아냅니다.

누가복음1장 끝부분에서는 아들을 얻은 사가랴가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아 예언을 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긍휼을 베푸셔서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메시아를 보내주심에 대하여 찬양합니다.
하나님께서 사가랴의 믿음을 회복케 하신 것입니다. 사가랴는 깨닫지 못할 때에는 의심했을지라도,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한 후에는 철저하게 순종했습니다. 우리도 이런 의심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신속하게 믿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의 자세입니다.

의심은 믿음으로만 몰아낼 수 있습니다. 귀신들린 아들을 고침 받으러 온 아버지가 예수님께 “선생님,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내 아들을 고쳐주십시오.”라고 반신반의하는 청을 올렸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는,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고 책망하셨습니다. 반신반의 하던 병자의 아버지는 즉시, “저의 믿음 없음을 도와주소서.”라고 고백했습니다. 의심을 몰아내는 믿음은 하나님께 구하면 됩니다.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였던 한 여자가, 어느 날 사고를 당해 눈 주위의 피부가 몹시 흉하게 오그라들었습니다. 혼기가 꽉 차 있던 그녀는 그 후 계속 선을 봤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습니다. 그녀는 생각다 못해 이름난 메이크업 학원에 다니며, 그 상처를 감추는 화장법을 배워 겨우 흉터를 숨기고, 한 남자와 선을 봐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에 장사를 나가기 때문에 그녀도 늘 새벽에 일어나 화장을 해야만 했고, 남편의 리어카를 뒤에서 열심히 밀곤 했습니다. 문제는 땀이 날 때였다. 남편이 닦아주겠다고 해도 행여 들킬까봐 늘 사양하며 눈 주위를 피해 조심스레 닦아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고, 그날도 예외 없이 남편이 얼굴을 닦아주려고 했습니다. 잠시 멈칫거리던 여인은 ‘어차피 언젠가는 들킬걸!’ 하는 마음으로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손수건을 꺼내 든 남편은 눈 주위만 빼고, 빗물을 정성스레 닦아주었습니다.

나의 믿음이 약하다는 사실을 하나님은 아십니다. 다만 하나님께 그 사실을 겸손하게 내어놓기만 하면 됩니다. 세상에 사는 인간 중에는 의로운 자가 없습니다. 설령 의롭다고 하더라도 허물은 있기 마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허물 많고 약한 인생이란 사실을 아십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고백하는 사람에게는 긍휼을 베푸십니다. 오늘 우리도 근심과 걱정, 여러 가지 염려로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의심할 수 있지만, 그 의심이 죄로 연결되어 하나님의 징계를 받는 자리까지 가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항상 우리의 약함을 고백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합시다. 그리하여 삶의 손실과 고통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인한 감격스러운 삶이 날마다 이루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Total 1,419건 87 페이지 RSS
설교모음 목록
No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129
하나님께 인정받는 삶
  • 배의신
  • 12-08
  • 7837
128
하나님이 받으시는 기쁨의 예배(레6:8-13)
  • 배의신
  • 12-01
  • 7889
127
평화의 계절 행복한 사람들(눅14ㅣ15-24)
  • 배의신
  • 12-01
  • 7294
126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눅19:1-10)
  • 배의신
  • 11-24
  • 8969
125
오늘 (겔33:10-20/히3:13)
  • 배의신
  • 11-24
  • 7744
의심과 믿음(눅1:5-7)
  • 배의신
  • 11-17
  • 8295
123
하나님의 작정과 사람의 경영(신2:16-25)
  • 배의신
  • 11-17
  • 7983
122
믿을 수 있는 사람(빌2:19-24)
  • 배의신
  • 11-10
  • 7664
121
기쁘고 즐거운 날(신명기26:1-11)
  • 배의신
  • 11-10
  • 7970
120
그리스도인의 책무(마22:37-40)
  • 배의신
  • 11-05
  • 7540
119
일어나라(행9:36-43)
  • 배의신
  • 11-05
  • 8898
118
입술의 열매(사57:14-21)
  • 배의신
  • 10-27
  • 8589
117
위로를 받으라(고후1:3-11)
  • 배의신
  • 10-27
  • 10206
116
여호와이레(창22:14)
  • 배의신
  • 10-20
  • 8055
115
믿음은 실상입니다(히11:1-6).
  • 배의신
  • 10-20
  • 8223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