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잃음으로써 얻는 것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8,171회 작성일 2002-05-26 21:02
♡♥♡ 잃음으로써 얻는 것 / 왕상17:8-16

*** 들어가는 말

오늘은 ‘스승의 주일’입니다. 교회가 기리는 스승은 세상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분을 일컬음이 아니라, 영의 삶을 가르치며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는 영적 스승을 일컫습니다. 영원하고 유일한 스승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야고보 선생은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 받을 줄을 알고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약3:1)고 권면했고,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23:8절에서, “너희는 랍비라 칭함을 받지 말라. 너희 선생은 하나이요, 너희는 다 형제니라.”고 하셨으며, 이어 10절에서는 “또한 지도자라 칭함을 받지 말라. 너희 지도자는 하나이니 곧 그리스도니라.”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진정한 지도자요 스승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다만 예수님께서 성령 하나님을 통하여 성도들에게 각양 은사를 주셨으며, 성도는 받은 은사를 충성스럽고 신실하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은사 가운데 ‘가르치는 은사’가 있으며, 이 은사를 받아 특별한 직분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에베소서4:11절에서, “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대하여는 저녁 시간에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다만, 주님께서는 이 영적인 가르침을 베푸는 이들에 대하여 몇 가지를 부탁하셨습니다. 디모데전서5:17절입니다. “잘 다스리는 장로들을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을 더할 것이니라.”고 하셨고, 갈라디아서6:6절에서는, “가르침을 받는 자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와 모든 좋은 것을 함께 하라.”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영원한 영의 생명을 위하여 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13:17절에서,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저희는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기가 회계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 저희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하고 근심으로 하게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처럼 스승에 대한 최고의 예우는 함께 나누는 것과 가르침에 대한 순종입니다. 이 시간에는 참 스승이신 주님께서 가르치신 말씀을 돌아봄으로써 제자로서의 스승에 대한 경외심을 다시 확인하고자 합니다.

성경에서 주님의 가르침은 수없이 많습니다. 이 짧은 시간에 그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는 못하고, 주님의 가르침에서 한 가지 법칙을 찾아서 몇 내용을 적용시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법칙이란 바로 이 시간의 말씀 제목으로 제시된 것입니다. 즉 “잃음으로써 얻는 법칙”입니다.

주님께서는 신약 성경의 여러 말씀을 통하여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이 시간에는 이 법칙이 구체적으로 적용된 본문 말씀을 통하여 주님의 가르치심을 생각해 봅시다.

1. 잃음으로서 얻는다는 것은 순종에 대한 요청입니다.

북 이스라엘의 7대 왕인 ‘아합’은 그때까지의 역대 왕들 가운데 가장 악한 왕이었습니다. 이들은 나라를 부강하게 할 목적으로 이방나라인 ‘시돈’과 정략결혼으로 교류를 강화했습니다. 아합 왕이 시돈에서 데려와서 왕후로 삼은 여인은 ‘이세벨’입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바알’신과 ‘아세라’여신을 함께 가지고 왔습니다. 아합과 이세벨은 온 나라에 바알과 아세라를 위한 신전을 지었으며, 제사장을 세우고 제단을 쌓았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격동케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엘리야’를 통하여 가뭄과 기근으로 징계하겠다고 아합에게 통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아합과 이세벨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엘리야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엘리야를 시냇가 바위동굴에 숨기셨습니다. 엘리야는 그곳에서 시냇물이 마르기까지 까마귀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주시는 음식을 먹으며 시냇물을 마셨습니다.

이제 가뭄이 길어지면서 시내도 말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엘리야를 시돈의 ‘사르밧’으로 보내셨습니다. 그곳에 가뭄이 끝나도록 머물 엘리야의 거처를 마련하신 것입니다. 엘리야가 사르밧에 막 도착했을 때에 마침 성 입구에서 나뭇가지를 줍고 있는 여인을 만났습니다. 엘리야는 그 여인에게 “물을 조금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여인은 아무 말 없이 물을 가지러 갔습니다. 바로 그 때, 엘리야는 다시 “떡 한 조각도 가져오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때 여인은 난처한 기색을 나타냈습니다. 본문12절을 보십시오. “저가 가로되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사심을 가리켜 맹세하노니, 나는 떡이 없고 다만 통에 가루 한 움큼과 병에 기름 조금 뿐이라. 내가 나뭇가지 두엇을 주워 다가 나와 내 아들을 위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그 후에는 죽으리라.”고 했습니다. 즉 음식이라고는 우리 두 식구가 마지막으로 만들어 먹을 양의 밀가루와 기름뿐이라는 말입니다. 엘리야는 뻔뻔스럽게도 ‘당신 말대로 그렇게 하되, 먼저 나에게 떡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나 여호와가 비를 지면에 내리는 날까지 그 통의 가루는 다하지 아니하고 그 병의 기름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고 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그것도 자기 동족도 아닌 이스라엘 사람이, 이 가뭄으로 물 한 방울이 귀한 판에 대뜸 물을 달라고 하지를 않나, 한술 더 떠서 떡까지 달라니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분명히 자신도 아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구워먹을 떡 한 덩이의 밀가루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엘리야는 그것을 내 놓으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하나님 여호와께서 가뭄이 끝날 때까지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게 해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인의 입장에서는 그 말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거기다가 하나님 여호와는 이스라엘의 신이지 시돈의 신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여인은 12절에서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여인은 그 말에 순종했습니다. 그리고 순종은 곧바로 기적을 체험하게 해 주었습니다. 환경과 여건을 초월한 순종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는 지름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사무엘 선지자를 통하여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생각에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는 것 같고 손해 보는 것처럼 여겨져도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면, 잃는 것이 아니라 더 귀중한 것을 얻는 결과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잃음으로써 얻는다는 법칙은 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요청입니다.

2. 잃음으로써 얻는다는 것은 결단에 대한 요청입니다.

엘리야는 사르밧의 여인에게 물을 좀 달라거나 떡을 좀 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닙니다. “청컨대, 그릇에 물을 조금 가져다가 나로 마시게 하라.”그리고 “청컨대, 네 손에 떡 한 조각을 내게로 가져오라.”고 당당하게 요청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슨 일을 좀 해달라거나, 헌금을 좀 해달라거나, 시간을 좀 내달라고 부탁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이런 일을 하라. 혹은 십일조를 바치고, 절기 헌금을 바쳐라. 구제하라. 술 마시지 말라. 화내지 말라. 내가 거룩한 것처럼 너희도 거룩하라. 등등. 하나님은 우리에게 요청하십니다. 왜냐고요? 우리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명도 삶도 물질도 자녀도 모든 것이 잠시 우리에게 맡겨두셨을 뿐입니다. 달란트나 므나의 비유에서처럼, 주님이 결산을 위하여 부르실 때 까지 이익을 내라고 맡겨두신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우리에게 부탁하시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요청하시는 것입니다.

사르밧 여인은 엘리야의 난감한 그 요청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결단을 내렸습니다. 자신들의 마지막 만찬을 내어놓았습니다. 이는 자신과 아들의 생명에 대한 포기입니다. 여인이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없었지만, 선지자의 말에 결단할 줄을 알았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은혜를 입는 비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따지지 않고 결단하고 순종하는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십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 따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자의 길’에 대하여 가르치셨습니다. “아비나 어미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아니하니라.”(마10:37-38)고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결론적으로 말씀하시기를,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마10:39)고 하셨습니다. 또 얼마 후 베드로의 대 고백이 있던 날, 제자들에게 다시 제자의 길을 가르치셨습니다. 마태복음16:24절에서,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고 하시면서 이어 25절에서,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이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이 결단해야 할 마음의 자세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무엇인가를 얻기 위함이 아닙니다. 나를 버리는 것입니다. 세상의 썩어질 흙으로 지어진 몸과 세상의 없어질 것으로 가치를 삼은 마음을 송두리째 버리는 것입니다. 이 버림이 곧 헌신이며 봉사며 섬김입니다. 이로서 우리는 썩지 아니할 육신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재물이 아깝고, 육신이 아깝습니까? 세상의 것들을 놓기가 아쉽습니까? 그래서 헌신도 봉사도 섬김도 망설여집니까? 그렇다면 주님의 제자가 되는 길을 포기하셔야 합니다. 세상과 하나님을 동시에 다 가질 수는 없으니까요. 결단해야 합니다. 세상의 것을 다 내어놓기 전에는 영원한 하나님의 것으로 채울 수 없습니다.

3. 잃음으로써 얻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님을 위하여 버리고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것을 예비하시고 또한 주십니다. 즉 주님을 위하여 결단과 순종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라고 하심은 더 나은 것을 주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본문 이후의 17-24절에는 사르밧 여인의 집에 또 다른 우환이 닥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과부인 그 여인의 외아들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린 것입니다. 여인은 당신이 괜히 우리 집에 와서 아들을 죽게 했다고 엘리야를 원망합니다. 그 때 엘리야는 죽은 아이를 안고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20절을 보십시오.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또 내가 우거하는 집 과부에게 재앙을 내리사 그 아들로 죽게 하셨나이까?”라고 엘리야 선지자도 영문을 몰라 탄식하며 기도합니다. 그러면서 아이의 생명을 돌려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우리도 때로는 더 이상 비극일 수 없을 정도로 아픔이 올 때가 있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아픔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이유 없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 뒤에는 하나님의 더 큰 계획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엘리야의 기도를 들으시고 아들을 살려주셨습니다. 이 일을 체험한 여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이제야 당신은 하나님의 사람이시오, 당신의 입에 있는 여호와의 말씀이 진실한 줄 아노라.” 요한복음4:42절입니다. “그 여자에게 말하되, 이제 우리가 믿는 것은 네 말을 인함이 아니니, 이는 우리가 친히 듣고 그가 참으로 세상의 구주신줄 앎이니라 하였더라.” 이 두 말씀이 비슷하지 않습니까?

사르밧 과부의 가정에 하나님의 구원이 이른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아들이 죽는 일을 통하여 보다 큰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베푸신 것입니다. 가뭄과 기근으로부터 육신의 생명만 구원받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영의 생명의 길이 열린 것입니다.

세상의 것이 잃어지는 것은 내가 더 이상 세상의 것에 얽매이지 않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의 부유하심은 새롭게 된 하나님의 자녀에게 다시 베풀어질 것입니다. 우리 성도들의 삶이 이렇게 잃어져야 할 것들을 다 벗어버리고, 영원한 것으로 새롭게 단장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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