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9,770회 작성일 2003-01-18 14:27
♡♥♡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 / 눅12:42

*** 들어가는 말

마을사람들로부터 ‘선한 사람’이라고 칭송을 받는 부자 노인이 있었습니다. 한 날은 이웃마을에 사는 역시 부자 노인이 찾아왔습니다. 이웃 마을의 부자 노인은,
“난 당신이나 별 다를 바 없이 살아 왔다고 생각하는데, 왜 나는 ‘구두쇠’라고 따돌림을 당하고, 당신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지 모르겠소. 뭐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그런 것이 있다면 좀 알려주시오.”
라고 칭송받는 인생의 비결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칭송받는 부자 노인은,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서 내게 있는 재산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지요. 그래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와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재산을 조금 나누어 쓸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구두쇠 노인은 ‘내가 평생 일해 모은 재산이 내 것이 아니라니,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다니…’라고 중얼거리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후로도 구두쇠 노인의 생활은 변하지 않았고, 그가 죽었을 때에는 찾아오는 이웃도 별로 없는 쓸쓸한 장례식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영원한 삶을 위하여 잠시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하는 청지기들입니다. 청지기란, 다른 사람의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즉 그리스도인은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베드로전서 4:10절에서는, “하나님께서는 여러분 누구에게나 특별한 능력을 주셨으니 그것을 서로 돕는 일에 사용하십시오. 하나님의 넘치는 복을 다른 사람과 나누십시오. 이렇게 해서 하나님께서 주신 그 선물을 잘 관리하도록 하십시오.”(현대어성경)라고 하십니다.

본문을 다시 한 번 봅시다.
“주께서 가라사대,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가 되어, 주인에게 그 집종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 줄 자가 누구냐?”

이 말씀은 청지기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시면서, 동시에 이 청지기의 직분을 감당할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마치 이사야 선지자가 소명을 받는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사야 6장에서 하나님은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라고 하나님의 일을 할 사람을 찾으셨습니다. 그 때에 이사야는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하나님의 청지기로 자원했습니다.

이스라엘 당시의 청지기들은 주인의 일부 권한을 위임받아 집안의 종들을 관리하고, 재산을 관리라고 곳간을 관리하기도 했습니다. 곳간은 양식을 비축하여 두는 곳입니다. 청지기는 이 곳간의 관리권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집안의 종들에게 때를 따라 식량을 나누어주어야 했습니다. 이처럼 청지기는 재산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까지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지혜롭고 충성스러워야 했습니다.

1. 누가 청지기입니까?

예수님은 ‘성도들이 진실한 청지기와 같이 주인의 집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주인의 집’이란 ‘교회’ 또는 ‘세상’을 말합니다. 주인의 집을 교회로 본다면, 청지기는 목회자 혹은 직분 자들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주인의 집을 넓은 의미로 이 세상으로 본다면, 청지기는 모든 성도들입니다.

‘청지기’를 헬라어로 오이코노모스(οικονομος) 라고 하는데, ‘집안 관리자’라는 뜻입니다. 이 관리자가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재산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청지기를 ‘몽학선생’(갈3:24-25)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몽학선생이란 주인의 아들을 성인이 되기까지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옛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이런 청지기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청지기의 의미와 하는 일을 살펴봅시다.

2. 청지기는 하나님의 관리인입니다.

관리인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대가를 약속하고 고용된 사람이며, 다른 하나는 종으로서 청지기 직을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누가복음16:1-8절에는 ‘불의한 청지기 비유’가 있습니다. 1,2절을 봅시다. “또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있는데 ‘그가 주인의 소유를 허비한다.’는 말이 그 주인에게 들린지라. 주인이 저를 불러 가로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찜이뇨? 네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사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청지기는 주인으로부터 일정한 보수를 받고 고용된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일하는 것은 주인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며, 전적으로 주인의 뜻에 따라야 합니다. 만일 주인의 뜻을 어긴다면, 불의한 청지기 비유에서처럼 청지기 직분을 잃게 됩니다.

반면에 사도 바울은 종으로서의 청지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고전4:1절입니다.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군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라고 했는데, 여기서 “맡은 자”란 관리인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자신과 동역자들을 ‘하나님의 비밀’, 즉 ‘복음’을 맡은 관리인이라고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울은 디도서에서 교회의 목회자를 ‘하나님의 청지기’라고 했습니다. 딛1:7절입니다. “감독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책망할 것이 없고 제 고집대로 하지 아니하며, 급히 분내지 아니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더러운 이를 탐하지 아니하며”라고 했습니다. 또한 베드로는 은사를 받은 성도들을 ‘하나님의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로 표현합니다. 서론에서 보았던 벧전4:10절입니다.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각양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

이러한 사도들의 청지기 사상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근거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청지기’와 ‘종’을 동일하게 생각하셨습니다. 오늘 본문과 동일한 말씀을 마태는 ‘청지기’ 대신 ‘종’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24:44-45절입니다. “이러므로 너희도 예비하고 있으라. 생각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이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사람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 줄 자가 누구뇨?”

예수님은 우리를 세상에서는 종이나 청지기로 천한 신분을 가진 사람이라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봉사하는 최고의 신분으로 높여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청지기이며 종이라는 것은 자신의 몸과 시간과 재능과 재물, 모든 것을 바쳐서 섬겨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청지기가 가진 재산은 주인의 것이며, 모든 일과 계획도 자신의 뜻대로가 아니라 주인의 뜻을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로마서14:7-8절에서,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라.”고 합니다.

이 말씀에 대하여 혹시 ‘그건 아닌데!’라고 이해되지 않는 분이 계십니까? 그렇다면 여러분 중에 누구든지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무엇이라도 가지고 오신 분이 있습니까? 세상의 옛 말에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했습니다.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간다.’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세상에 사는 동안, 본향이며 영원한 나라인 하나님의 나라를 얻기 위하여, 맡겨진 재능과 재물과 시간과 능력과 건강 등 모든 것을 다하여 준비하는 관리인일 뿐입니다.

3. 청지기는 하나님의 대리인입니다.

창세기1:27,28절을 봅시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조주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후, 사람에게 이 모든 것을 개발하고 관리하도록 권한을 위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연을 개발하여, 모든 생명체들이 번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즉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0:1-16절에는 ‘포도원 품꾼의 비유’가 있습니다. 이 비유 속에 등장하는 청지기는 주인의 재산을 대신 행사하는 대리인으로 나타납니다. 마태복음20:8절입니다. “저물매 포도원 주인이 청지기에게 이르되, ‘품군들을 불러 나중 온 자로부터 시작하여 먼저 온 자까지 삯을 주라.’ 하니” 라고 주인이 일을 위임합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인간이 하나님의 대리인이라 하더라도, 그의 모든 소유는 주인이신 하나님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앞서 본 ‘불의한 청지기’가 주인의 재산을 허비하다가 직분을 상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자연에 대하여도 하나님의 대리인이지만, 불신자들에 대하여도 하나님의 대리인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베드로전서2:9절입니다.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이와 같은 대리인의 역할은 쉽게 말해서 하나님의 파송을 받은 대사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4. 청지기는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디모데전서1:12절입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지금까지 살펴본 청지기는 세상적인 개념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일꾼을 청지기 또는 종으로 표현하신 것도,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사도시대로 들어오면서 청지기의 개념은 ‘진리를 맡고 교회를 봉사하는 자’로서의 ‘하나님의 일꾼’이라는 의미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서16:1절에서는 사도 바울이 로마교회에 겐그레아 교회의 성도인 뵈뵈를 추천하면서,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군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천거하노니”라고 했으며, 고린도후서3:6절에서는, “저가 또 우리로 새 언약의 일군 되기에 만족케 하셨으니…”라고 성도를 ‘새 언약의 일군’이라고 했습니다.

일꾼이란, 일은 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사람은 맡은 바 직분인 자기의 일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직업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각 사람들에게 달란트, 즉 재능을 주셔서 맡겨진 일을 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일꾼 중에서, 그리스도를 믿고 자기가 받은 은사에 따라 맡겨주신 직분을 신실하게 수행하는 사람을 ‘하나님의 일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하나님의 일꾼이 되고 싶어 한다고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일꾼이 된다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일꾼은 하나님의 택하심의 은혜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예수님께서 요한복음15:16절에서,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라고 하시며,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3:7절에서 “이 복음을 위하여 그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대로,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따라 내가 일군이 되었노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한 이유는, 하나님의 일꾼이 하는 일이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일꾼들을 통하여 뜻을 이루십니다.

오늘 기억할 것은 저나 여러분이 모두 하나님의 일을 맡은 청지기라는 사실입니다. 내 몸이 하나님의 것이라면 내가 함부로 할 수가 있겠습니까? 내게 주어진 시간이나 물질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이라면 내 마음대로 낭비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 자신의 모든 말과 행동을 조심스럽게 해야 하며, 하나님의 뜻에 마음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렇게 성실하고 충성스러운 청지기들에게는 더욱 크고 많은 것으로 맡기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뿐만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며 영원한 나라에서의 영광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올해에는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더욱 성실하고 충성된 청지기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생활을 이루시기를 축원합니다.
Total 1,419건 79 페이지 RSS
설교모음 목록
No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249
올바른 열정
  • 배의신
  • 01-31
  • 8134
248
하나님 앞에서의 아름다운 삶
  • 배의신
  • 01-31
  • 7586
247
자상하신 하나님
  • 배의신
  • 01-26
  • 7460
246
구하는 대로 얻는 길
  • 배의신
  • 01-26
  • 7566
245
이를 탐하는 자의 길
  • 배의신
  • 01-18
  • 6406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
  • 배의신
  • 01-18
  • 9771
243
가시 속의 은혜
  • 배의신
  • 01-11
  • 8043
242
행복한 사람들
  • 배의신
  • 01-11
  • 6024
241
빈 자루에 채워지는 응답
  • 배의신
  • 01-03
  • 7283
240
고백
  • 배의신
  • 01-03
  • 7064
239
서로 사랑하라.
  • 배의신
  • 01-03
  • 7590
238
뜻을 정하십시오.
  • 배의신
  • 12-28
  • 7346
237
주님의 부르심
  • 배의신
  • 12-28
  • 8354
236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 배의신
  • 12-25
  • 7446
235
즐거워하는 인생
  • 배의신
  • 12-21
  • 6197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