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7,228회 작성일 2003-03-01 20:28
♡♥♡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 / 수2:8-14

*** 들어가는 말

여러분,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나 경치를 자주 대하십니까? 저는 재래식 시장이나 들판, 야산, 개울, 동물들의 세계 등을 별다른 목적을 두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둘러보곤 합니다. 잠언16:4절에서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씌움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라고 하신 말씀처럼, 하나님이 지으시고 관리하시는 세계가 참으로 신기한 것도 많고 별의별 삶의 형태가 다 있음을 보게 됩니다. 식물이건 동물이건 사람이건 모두가 자기 나름대로의 생활터전과 삶의 방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이 모든 생명체들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자신의 생활을 선택하면서 살아갑니다.

어느 주일 아침, 미국으로 이민간지 10여 년 되는 교포 부부가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일주일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다른 친구 부부들과 바닷가에 놀러가자.”는 주장이고, 부인은 “그래도 명색이 교회 집사라는 사람이 주일인데 어떻게 교회에 안 가고 놀러갈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생활이 다 그렇지만, 특히 이민생활은 힘들고 피곤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인의 생활자체가 즐기기 위해 돈을 벌고, 번 돈으로 즐기고, 다시 쓴 돈을 갚기 위해 일하는 생활의 반복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주말이나 연휴가 끼게 되면 집에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남편의 완강한 고집을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한 부인은 결국 남편과 함께 따라 나섰습니다. 이들 부부를 포함한 다섯 쌍의 부부는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 바닷가의 우거진 나무숲이 있는 잔디밭에 짐을 풀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온 종일 먹고 마시고 떠드는 사이에 하루해가 저물었고 돌아가기 위해 짐을 꾸렸습니다. 그런데 특히 그 집사 부부의 남편은 술에 많이 취해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걱정이 되어 “운전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자, 그는 “이 정도는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장담하면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를 30분쯤 달렸을 무렵, 집사 부부가 탄 자동차가 운전 부주의로 맞은편에서 오는 컨테이너 트럭과 충돌했습니다. 부인은 현장에서 죽었고, 남편은 병원으로 옮기던 도중에 죽었습니다. 같은 날 부부의 장례식을 마치고 난 후, 장례식을 집례 했던 목사님이 당시의 조문객들이 가장 많이 남긴 말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주일날 교회에 갔더라면…”이라는 말과, “술이 원수야!”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집사님 부부는 주일 아침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신의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부는 육신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욕망을 선택했습니다. 이처럼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고귀한 가치를 헛되이 소모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전락시켜 버리기도 합니다. 그런가하면, 어떤 사람은 비록 비천하고 보잘것없는 것이지만 적절하게 선택하고 사용하여 고귀한 가치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이 시간의 본문에 등장하는 ‘라합’이라고 하는 여인은 후자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라합’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으로 진격하고 있을 때에 ‘여리고’성에 있던 기생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기생들은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천한 신분의 소유자가 어떻게 예수님의 족보에까지 오를 수 있었겠습니까? 이 시간에는 라합을 통하여 보이신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전체적인 내용과 배경을 봅시다.

이스라엘은 40년의 광야생활을 마치고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진격하고 있었습니다. 가나안 지역의 첫 성은 가장 강력한 ‘여리고 성’이었습니다. 여리고 정복을 위하여 이스라엘은 두 명의 정탐꾼을 보냈습니다.

두 정탐꾼은 가장 숨기 쉬운 성벽 위에 있는 기생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 머물면서 여리고 성을 탐지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리고 성 주민들의 신고로 이들의 정체가 발각되었습니다. 여리고 성의 수비대가 라합의 집으로 들이닥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낌새를 차린 라합이 지붕의 삼대 사이에 두 정탐꾼을 숨긴 후였습니다. 라합은 수비대에게 ‘그들이 정탐꾼인지는 몰라도 낯선 사람 둘이 왔었지만 성문을 닫을 즈음에 성을 빠져 나갔노라.’고 대답하여 따돌렸습니다.

수비대가 떠난 후, 라합은 두 정탐꾼과 생명을 위하여 단판을 짓는 거래를 했습니다. 라합은 ‘하나님께서 이 성을 이스라엘에 주신 것을 안다. 그래서 내가 너희를 선대했으니, 너희도 우리 집을 선대하여 성을 점령할 때에 살려줄 약속을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탐꾼들은 ‘우리를 고발하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가도록 하면 너희 가족을 살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의 표로 성밖에서 볼 수 있는 창문에 ‘붉은 줄’을 매도록 했습니다. 라합은 창문에서 줄을 내려 정탐꾼들을 탈출시켰습니다.

전쟁은 시작되었으며 여리고 성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무너졌고 함락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약속대로 라합의 집을 고스란히 보존하도록 했습니다. 그 후 라합은 이스라엘 백성에 합류했으며, ‘다윗’왕의 증조할아버지인 ‘보아스’를 낳음으로서 예수님의 족보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라합은 인생의 대역전을 이루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었습니까?

2.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은 믿음에 있습니다.

본문8-11절을 봅시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 대한 라합의 믿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라합은 가나안의 거민들이 그러했듯이 이스라엘의 출애굽 때부터의 사건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과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단순한 사실로 알고 있었지만 라합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행하신 이적임을 믿고 있었습니다. 본문10절에서 “이는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화와께서 너희 앞에서… ”라고 했으며, 11절에서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는 상천하지에 하나님이시니라.”고 고백합니다. 라합에 대하여 히브리서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11:31절입니다. “믿음으로 기생 라합은 정탐꾼을 평안히 영접하였으므로 순종치 아니한 자와 함께 멸망치 아니하였도다.”

이러한 믿음이 쉽지 않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도 아닌 이방 여인이, 그것도 멸시받는 기생의 신분을 가진 여인이 이런 믿음을 가질 수가 있었겠습니까? 이것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며 사랑입니다. 이 믿음은 라합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데살로니가후서3:2절에서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님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때에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대답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고 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의 신분을 정확하게 알고 믿음으로 고백하게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고백을 근거로 하여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셨으며, 천국의 열쇠를 주셨습니다.

하인의 중풍 병을 고쳐달라고 예수님께 호소했던 가버나움의 백부장은 ‘내 집이 주님을 감당할 수가 없으므로 말씀만 하셔도 병이 낫겠노라.’고 고백함으로써 병 고침뿐만 아니라 주님의 칭찬까지 받았습니다. 딸에게 있는 귀신을 좇아내어 달라고 예수님께 호소했던 ‘수로보니게 여인’도 딸의 병을 고침 받았을 뿐만 아니라 믿음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은 하나님을 알고, 또한 믿는 ‘믿음’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고 믿는 믿음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나 이 은혜도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듣고 연구하며 하나님과 교통하는 부단한 노력이 따라야 합니다.

3.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은 지혜로운 선택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두 정탐꾼이 왔을 때 라합은 그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고의적으로 그들을 숨겼고, 수비대를 따돌림으로써 자기 민족을 배반했습니다. 라합은 왜 이런 위험하고도 신의를 저버리는 선택을 했을까요? 만일 자기가 숨긴 정탐꾼이 발각이라도 되는 날이면 자신은 물론이며 온 가족이 몰살당할 터인데도 말입니다. 그뿐 아니라 자기 나라와 민족에 대하여 신의를 저버리는 배반을 택했습니다.

본문을 포함하는 1-14절까지에는 라합이 자기 민족을 배반하고 이스라엘을 택하는 장면과 그 이유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비록 민족을 배반한 것이지만 라합은 “사랑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라고 하신 로마서12:9절 말씀대로 선을 택한 것입니다. 라합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은 ‘하나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라합은 출애굽 때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인도하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즉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셨다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믿음입니다. 정작 이스라엘 백성은 그 믿음이 없어서 광야를 40년 동안이나 헤매고 다녔는데 말입니다. 앞서 보았던 히브리서11:31절에서, “믿음으로 기생 라합은 정탐꾼을 평안히 영접하였으므로 순종치 아니한 자와 함께 멸망치 아니하였도다.”라고 했습니다. 즉 라합의 선택은 하나님의 뜻에 믿음으로 순종한 지혜입니다.

저나 여러분도 매일 순간의 삶을 선택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믿음으로 순종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것입니까? 지혜로운 선택이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임을 잊지 마십시오.

4.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은 행함에 있습니다.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믿음도 있고, 선택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행동을 해야 할 때입니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믿음, 행동이 따르지 않는 선택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라합은 적극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믿음으로 선택한 일을 나타내었습니다. 야고보서2:25절에서는 라합의 행동에 대하여 이렇게 증언합니다. “또 이와 같이 기생 라합이 사자를 접대하여 다른 길로 나가게 할 때에,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

이 말씀은 우리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결단과 행동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에스더’처럼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단과 행동, 모압 여인 ‘룻’처럼 “죽기 전에는 결코 어머님을 떠날 수 없다”는 결단과 행동,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처럼, 죽음도 불사하는 믿음의 결단과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라합이 이스라엘의 진격도 알고 있었고, 그들 동족들처럼 하나님의 능력도 알고 있었지만, ‘설마’라는 생각이나, 믿음의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여리고 성과 함께 멸망했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대구 지하철 참사’의 원인들이 하나 둘 규명 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하철의 모든 운행을 통제하는 ‘중앙통제실’에서는 화재 경보도 울렸고, 당시에 화재 경보가 울린 역으로 진입하는 열차를 멈추게 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경보가 울렸지만 통제관들이 ‘오작동이겠거니’하면서 경보를 무시하고 대처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만 정신이 깨어 있었더라도 이렇게 큰 참사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영적인 통제관들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위기에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 가정이, 우리 교회가, 우리 민족이 죽음에 휩쓸리게 됩니다. 우리가 깨어 있어 믿음의 눈으로 지혜로운 선택을 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 나 자신과 가정과 교회와 민족이 살 길을 얻게 됩니다.

라합의 지혜로운 믿음의 선택과 행동의 대가는 자신과 온 가족의 구원이었으며, 자신은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는 영광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봅시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 안에서 지혜로운 선택과 결단과 행동으로 자신과 가정과 이웃을 주님께 속한 삶으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능력을 이루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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