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장로회
설교모음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교회(원고용)

작성자 배의신 댓글 / 조회: 7,118회 작성일 2003-11-11 16:39
♡♥♡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교회 / 요일 3:21-24

*** 들어가는 말

교회력은 대강절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땅에 사람의 몸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고,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믿음을 정비하는 절기가 대강절입니다. 올해는 11월 30일 주일부터 대강절이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추수감사절은 교회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감사의 절기입니다. 대부분의 교회는 오는 주일(16일)은 추수감사주일로 지키며, 마지막 주일(30일)은 대강절 첫 주간이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결산과 새로운 시작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이 시점에서 한 해를 지나온 신앙의 걸음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새로운 지표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기독교 신앙의 최고봉은 사랑입니다. 사랑과 행복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과 행복은 이론이 아니라 생활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도, 억압받는 사람도, 인생에 실패한 사람도 아닙니다. 사랑도 행복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행복한 사람은 아닙니다. 사람은 자신의 생활이 ‘보람 있다.’고 생각할 때, 행복해지며, 삶의 활기가 생기고 사랑의 마음이 일어나게 됩니다. 가난하지만 작은 것이라도 더 어려운 이웃과 나누었을 때의 작은 행복은 그 일에 대한 보람입니다. 다른 사람의 편안함을 위하여 내가 조금 수고하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배려도 역시 사랑이며 보람입니다.

‘앉은뱅이 꽃의 노래’라는 시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문학의 거장인 ‘괴테’의 시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 처녀는 오네. / 그러나 앉은뱅이 꽃은 보지도 않네. / 무심한 처녀는 밟아 버렸네. 가련한 앉은뱅이 꽃을 / 숨이 끊어져 죽었건만 앉은뱅이 꽃은 기뻐했네. / '이대로 죽더라도 그이의 그이의 그이의 발 길 아래 죽는 거예요' / …”
사람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하는 들에 핀 한 떨기의 자그마한 앉은뱅이 꽃을 통하여, 깨끗하고 순수한 사랑과 작은 소망을 애처롭게 노래하는 시입니다.

괴테는 이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앉은뱅이 꽃을 통하여 사랑과 행복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앉은뱅이 꽃이 처녀의 발에 밟혀 죽으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의 발길이므로 행복해 했습니다. 앉은뱅이 꽃의 사랑은 아무 조건도 없습니다. 오히려 좀 더 행복하게 해주지 못함을 안타까워합니다. 정말이지 대책이 없는 앉은뱅이 꽃입니다. 이 못 말리는 사랑이 우리 인생을 향하신 주님의 사랑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조건을 따지지도, 보답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나를 살게 하시고, 영원한 생명과 본향을 찾게 하시려는 간절한 마음을 갖고 계십니다. 디모데전서2:4절에서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고 했습니다. 본문에서는 주님의 이 큰 사랑과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행복이 가득해야 하는 교회는 무엇입니까?

좀 어리석은 질문이지요? 교회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교회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많은 사람 중에서도 교회를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이유는 말씀 속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교회란 무엇입니까? 에베소서1:22-23절(한글 킹 제임스)을 봅시다. “또 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시고, 그를 만물 위에 머리가 되게 하셔서 교회에게 주셨느니라.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 모든 것들을 채우시는 분의 충만이니라.”고 했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몸이란, 신체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체의 모든 기관들이 근육과 혈관과 신경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몸은 머리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본문24절에서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주 안에 거하고, 주는 저 안에 거하시나니”라고 했습니다. 주님께서도 요한복음15:10절에서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고 하셨습니다. 교회는 머리이신 예수님의 계명을 지킴으로서 예수 안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살아있는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일거수일투족이 주님의 다스림을 받습니다. 몸은 머리의 명령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몸인 교회가 되면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싫고, 자신의 생각과 달라서 이해가 되지 않고, 도무지 말씀대로 살 의지가 없다면 한 몸이 아닙니다. 만일 우리의 몸 중에서 일부가 신경이 끊어지고, 혈액의 순환이 막히면 곧 썩어버립니다. 교회도 주님으로부터 끊어지면 말라지고 썩어버립니다. 요한복음15:5-6절에서 주님께서는 우리가 주님께 붙어 있지 않으면 끊어진 가지처럼 버려지고 말라버린다고 하셨습니다. 교회는 주님의 몸이며, 주님의 말씀을 사랑으로 순종하는 성도의 모임입니다.

그러면,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교회가 되는 길은 무엇입니까?

본문21-22절을 봅시다. “사랑하는 자들아, 만일 우리 마음이 우리를 책망할 것이 없으면 하나님 앞에서 담대함을 얻고,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그에게 받나니, 이는 우리가 그의 계명들을 지키고 그 앞에서 기뻐하시는 것을 행함이라.” 고 하셨습니다.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교회가 되는 길은 ‘스스로 책망할 것이 없도록 사는 것’입니다. 표현을 바꾸어보면, 앞서 서론에서 잠깐 말씀드린 대로 자신의 삶에 보람을 느끼는 것입니다.

만일 자신이 행하는 모든 일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보람을 느끼고 긍지를 느낀다면 자책할 아무런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자책할 일이 없다는 것은 주님께서 가르치신 새 계명을 지키는 사람임을 나타냅니다. 요한복음3:20-21절에서 주님은 악을 행하는 사람은 어두움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진리를 행하는 사람은 빛의 영역으로 온다고 하셨습니다. 진리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죄로 그늘진 어두운 곳을 찾습니다. 그래야 자신의 모습을 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도 항상 그늘진 일들을 만들어냅니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들추어내고, 불평과 원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불신앙으로 물들게 합니다. 교회의 일들을 세상적인 방법들을 동원하여 주님의 미움을 사게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보람도 긍지도 느끼지 못하며, 항상 열등감과 자기 상실감에 괴로워합니다. 반면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자꾸만 밝은 곳으로 나옵니다. 자신의 모든 일이 하나님 앞에서 보람 있고 영광을 돌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교회를 밝게 합니다. 그 행복감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되게 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기도는 반드시 응답이 됩니다. 왜냐고요? 하나님이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행복을 이루는 길은 주님께서 가르치신 새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가르치신 새 계명은 무엇입니까? 간단합니다. 본문23절에서 말씀하는 대로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즉 값없이 사랑을 베푸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주님께서 명하신 대로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교회를 안다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하여 행하신 사랑의 희생을 알 것입니다. 나를 위한 예수님의 희생의 사랑을 안다면, 자신의 생을 결코 어두운 죄악에 팽개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을 위하여 생명을 버리신 예수님의 사랑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생활을 보람 있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과 행복은 그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저절로 풍겨나게 됩니다.

성 프랜시스가 어느 날, 제자들에게 “전도하러 가자!”고 하면서 제자들과 함께 마을로 갔습니다. 가는 길에 프랜시스는 공중에 나는 새들을 보며 노래하고, 길 가의 꽃들에게 입 맞추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면 머리를 쓰다듬고, 가까운 사람을 만나면 따뜻한 손으로 악수를 하며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렇게 지나다 보니 어느 새 마을을 다 돌고는 마을을 빠져나오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스승의 입에서 ‘예수 믿으라.’는 전도의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수도원으로 돌아온 후에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오늘 전도한다고 하더니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돌아오셨는데 언제 전도합니까?”
그때 프랜시스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온 종일 전도했다. 우리로 인해 공중에 나는 새들이 노래하고, 꽃들이 향기를 날리고, 고기가 뛰놀고, 아이들이 좋아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평화와 기쁨을 주었으니 그런 것이 바로 전도하는 삶이다.”

진정으로 주님의 사랑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서 감사가 넘치며 남을 향한 사랑과 행복으로 흘러넘치게 됩니다. 이들은 주님의 사랑만으로도 행복해 합니다. 그리고 헌신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주님 발 앞에 엎드려 눈물로 주님의 발을 씻고, 자기 머리털로 닦으며, 소중한 옥합을 깨뜨려 부은 여인처럼 모든 것을 드려 헌신합니다. 주님은 이러한 헌신을 기뻐하시며 반드시 기억하십니다. 주님은 여인의 행위에 대하여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4복음서 모두에 이 사실이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감사가 없고 사랑의 기쁨이 없는 신앙의 삶은 너무 힘듭니다. 교회에서 봉사하는 시간이 아깝고, 헌금하는 돈이 아깝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께 예배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일임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육신의 일과 세상의 일들이 우선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과 행복은 거저 주어지지 않습니다. 자신의 희생과 헌신으로 남을 사랑하고 행복을 주는 만큼 주어집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는 성도가 많은 만큼 사랑과 행복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여러분의 한 해는 어떠했습니까? 주님께서는 이 세대를 위하여 사랑으로 헌신된 신실한 일군을 찾으십니다. 저와 여러분이 이 세대를 위하여 부름 받았으니, 함께 뜻을 모아 나아가지 않으시렵니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03년이지만 교회와 가정이 그리고 이웃이 주님의 사랑으로 가득한 여러분으로 말미암아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가득 채워지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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